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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0 내일신문] 강서양천 공동육아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개구리어린이집’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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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하철 작성일14-06-02 14:53 조회3,0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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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놀이를 통해 공동체를 배우며 성장해요”

2014-03-20 11:01:25 게재

각종 어린이집 운영 비리와 학대소식을 접할 때마다 엄마들은 애가 탄다. ‘우리 아이도 어린이집에 다니는데 아무일 없겠지’ 생각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든다. 요즘 공동육아에 부모들의 관심이 높은 것도 이런 이유와 관계가 있다. 자연친화적인 공동체 환경에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기를 희망하는 부모들이 공동육아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강서 양천 지역의 유일한 공동육아 어린이집인 개구리어린이집(김경태 원장)을 찾아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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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아닌, 우리 아이를 함께 키우는 곳
공동육아란 아이를 맡기고 보호해 주는 개념을 넘어 우리 아이를 함께 키우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강서양천공동육아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개구리어린이집은 공동육아에 대한 이런 기본가치를 신뢰하는 조합원 25가구가 모여 운영하는 곳이다. 올해로 16년째를 맞고 있다. 개구리어린이집 김경태 원장은 “일반 어린이집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어린이집 운영에 부모가 직접 참여한다는 것”이라며 “조합원들 중에서 매년 5명의 이사회 위원을 선출해 어린이집 운영, 교육, 시설, 재정부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사회뿐 아니라 수시로 소위원회 회의가 있어 어린이집 운영에 조합원들이 모두 함께 참여한다”고 덧붙인다. 이곳은 만1~5세까지 모두 25가구의 아이들이 생활한다. 보육교사는 4명으로 모두 일반 보육교사자격증과 공동체교육 교사 자격증을 함께 소지한 이들이다. 개구리어린이집을 이용하기 위해선 우선 강서양천 공동육아협동조합에 조합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입학시 내는 700만원의 출자금은 졸업시 반환되며, 가입비로 60만원을 낸다. 서울형 어린이집과 보건복지부 평가인증을 받아 보육시설 정부지원금도 일반 어린이집과 똑같이 받을 수 있고, 보육료 결제도 아이사랑카드로 가능하다. 단, 전부 유기농 먹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보육료 외의 조합비를 매월 27만원씩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자연체험활동의 일상화, 생활과 놀이를 통해 배워요
개구리어린이집은 영어, 음악, 미술 등의 특기수업을 하지 않는다. 인위적인 주입식 교육보다 생활과 놀이를 통한 교육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오전 시간에 인근에 있는 봉제산이나 공원, 놀이터, 공연장등을 자주 찾는다. 또한 자연체험활동을 통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기르고 연령 통합활동과 모둠활동으로 공동체 생활을 배우고 있다. 만 3~5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누리과정도 진행한다. 김경태 원장은 “아이들이 현재를 사는 것이 중요하다. 오지 않은 미래를 위해 영어를 배우고 조기교육이나 선행학습을 하는 것이 과연 아이들을 위한 교육인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영어나 사교육을 일체 시키지 않는 우리의 교육방침을 부모들이 잘 알고 보내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대한 갈등은 없다”고 전한다.
개구리어린이집은 부모참여 수업이 많다. 1년에 3번씩 부모들이 일일교사(‘아마’라고 함)를 하며 자신의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함께 돌본다. 이런 활동을 통해 ‘내 아이 키우기’에서 ‘너와 내가 어울려 함께 살아가기’라는 공동육아의 기본취지를 익히게 된다. 또한 대부분의 아이들이 입학부터 졸업까지 계속 재원하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간의 친밀도가 높고 부모들의 공감대와 유대감이 돈독하다. 아마활동인 일일교사 외에도 한달에 한번 자기 아이가 속한 반청소와 일년에 4번 있는 터전 대청소, 방모임 참석 등 부모가 참여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

함께 하는 공동육아, 지역사회 공동체 운동으로까지 확대
개구리어린이집을 졸업한 초등학생 부모들이 모여 만든 또 하나의 공동육아 방과후 협동조합인 봉제산 방과후교실이 올 3월 15일 개원했다. 방과후 학원을 다니지 않고 자연체험활동 및 놀이를 주로 하는 과정이다. 개구리어린이집을 졸업했거나 공동육아에 동참하는 신규 조합원들이 참여하며, 사교육을 배제하고 공동체 교육을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개구리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동네사랑방인 ‘바람쐬다’를 만들었다. 이 곳은 아이들의 놀이공간이 마련돼 있어 아이들을 동반한 엄마들이 많이 찾는다. 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2시~5시까지 개방되며 휴식 공간이나 취미생활 공간으로 지역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그 외의 시간은 조합원들의 소위나 운영위 모임장소로 사용된다. ‘바람쐬다’에서는 기증된 물건을 사고파는 ‘바람장터’도 운영하며 그 수익금은 사랑방 운영경비로 사용된다.

 

인터뷰> 개구리 어린이집 학부모 정상명씨
함께 사는 세상이라는 공동육아의 가치를 나누는 어린이집이 더 많아 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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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구리 어린이집을 선택한 이유와 아이를 보내면서 느끼는 공동육아의 장점은 무엇인지요?

제 친한 친구가 먼저 개구리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냈고 추천을 해서 다니게 됐습니다. 지금은 첫째 아이에 이어 둘째까지 다니고 있는데, 공동육아를 하면서 나만의 아이가 아닌 우리 모두의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았습니다. 실제로 주말이나 저녁에 우리 아이와 친구들이 모두 한 집에 모여 노는 경우도 많구요, 친구네 가서 아이들이 모여 놀거나 부모들도 모여 얘기하는 일이 아주 흔합니다. 육아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부모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 고민할 수 있고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엄마들뿐 아니라 아빠들 모임도 따로 가지고 있구요, 아이들을 통해 좋은 이웃을 가지게 된 것, 그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Q> 사교육을 일체 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부모들이 모두 같은 의견인지요?

저는 시골출신이라 어릴 때 사교육을 한번도 받은 적이 없어요. 어릴 때는 동네 친구들과 뒷산에서 매일 같이 놀았죠. 공동육아란 그런 개념입니다. 어릴 때 아이들은 친구들이랑 함께 노는게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공부는 학교에 들어가서 해도 늦지 않습니다. 엄마 아빠가 바쁘다고, 남보다 앞서가야 한다고 아이가 원하지도 않는 학원에 보내는 교육이 아이를 위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개구리를 선택한 부모들도 이점에는 다들 동의하고 있습니다.

Q>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아직도 우리사회에서는 소수인데요

부모들의 참여와 함께하는 열린교육 등 공동육아의 많은 장점에도 부모들이 선뜻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는 높은 출자금과 조합비, 그리고 조합 설립의 어려움 때문일 것입니다. 1994년 제1호 공동육아 어린이집인 신촌 우리어린이집이 생기고 현재까지 전국 약 72개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개원해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소수에 불과합니다. 국공립 어린이집의 공급이 보육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만큼 공동육아 협동조합 설립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정부지원금을 확대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이런 지원이 있어야 출자금과 조합비 부담을 줄이는 등 문턱을 낮추는 노력이 가능합니다. ‘함께 사는 세상’이라는 공동육아의 철학을 공유하는 어린이집이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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