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론보도

home   >   자료실   >   언론보도

[2020-04-16 베이비뉴스] “독박육아 멈추고 공동육아로... 육아문화 바꿔야 둘째 낳는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07-09 16:57 조회878회 댓글0건

본문

원문링크 : https://www.ibab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4606

 

[인터뷰] 전주리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신임 사무총장·윤우경 교육연구부장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세상은 나 없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저에게 ‘독박육아’는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오래전 처음 만난 공동육아어린이집은 세상과의 재회였습니다. 육아와 더불어 다시 만난 세상. (중략) 안타깝게도 그동안 우리 사회의 육아는 더 외로워졌고 경쟁은 뾰족해졌습니다. 협동은 더 필요해졌지만 부모들의 이에 대한 경험은 점점 적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공동육아는 어떤 태도로 사회와 개인과 함께해야 할까요?”

지난달 12일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홈페이지에 게재된 전주리 신임 사무총장의 인사말 일부다. 전 사무총장은 3월 2일 새 사무총장으로 취임했다. 사무총장은 2년 임기로 최대 6년까지 사무국 실질적 살림을 총괄하고 대외적 업무를 맡는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고립된 ‘독박육아’가 아니라 이웃, 지역사회, 국가 모두가 '함께 우리 아이들을 키우자'는 취지로 설립된 공동육아어린이집. 이 어린이집은 부모와 교사가 함께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주체로 공동육아 교육철학을 토대로 조합이나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한다.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은 1978년 설립된 '해송보육학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후 1992년 공동육아연구회가 설립됐고, 2년 뒤에는 최초의 협동조합형 공동육아어린이집을 만들었다. 1996년 공동육아연구원으로 사단법인 인가를 받은 뒤, 2001년 지금의 이름으로 조직이 개편됐다.

"우리 사회의 모든 어린이들이 계층, 지역, 성, 장애 정도에 구분 없이 누구나 바람직한 육아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어린이의 복지와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이들의 설립 목적. 공동육아협동조합 어린이집을 설립·운영·지원하는 지원사업과 공동육아어린이집 교사 교육, 공동육아협동조합 운영진 교육, 부모 교육 등 교육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2019년 10월 기준,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에는 전국에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어린이집 70곳, 구립 공동육아어린이집 7곳, 시립 공동육아어린이집 2곳, 법인어린이집 1곳, 총 80곳이 회원단체로 있다. 또한 초등방과후 19곳, 지역공동체학교(지역아동센터) 9곳, 다함께돌봄센터 2곳, 대안초등학교 1곳도 함께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치원도 1곳 포함됐다.

전 사무총장은 2004년 당시 다섯 살, 두 살 두 자녀를 공동육아하기 시작했다. 현재 자녀들은 성인이 됐지만 그는 그동안 생활협동조합, 대안학교 등으로 관심과 활동을 옮겼다가 2020년 3월 다시 공동육아로 돌아왔다.

지난 7일 전주리 신임 사무총장과 윤우경 교육연구부장을 서울 명륜동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사무실에서 만나 공동육아가 무엇인지, 그리고 공동육아를 실천하는 이들을 통해 우리 사회가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 “공동육아 만나 세상 보는 방식도 달라졌다”


베이비뉴스는 지난 7일 전주리(산아래) 신임 사무총장을 서울시 명륜동에 위치한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사무실에서 만났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Q.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사무총장을 맡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전주리(이하 전) : “저는 아이가 아토피가 있어 친환경 급식을 찾다가 공동육아를 만나게 됐어요. 시작은 그랬는데 알고 보니 더 중요한 가치가 있더라고요. 처음 세상을 알게 된 게 공동육아여서 애정이 커요. 요즘 독박육아라고 하잖아요. 우리 때도 애 키우기 시작하니까 세상과 단절되더라고요. 2004년 큰아이가 다섯 살 때 공동육아를 보냈고 비슷한 사람들과 만남이 굉장히 반갑고 좋았어요. 아이를 같이 키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감격스러웠죠.

공동육아를 통해 세상을 보는 방식도 달라졌어요. ‘이렇게 사람이 다양하구나’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입장이 다를 때 해결방법이나 아이를 보는 시선도 바뀌었어요. 마을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생활협동조합(생협)으로 관심이 확장되고 대안학교도 만나게 됐어요.

사무총장 제안을 받았을 때 고향을 찾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생협하면서 그동안 조합형 어린이집을 지켜봐와서 어려움을 잘 알고 있고 도움이 되고 싶어요. 저는 거리를 두고 있다 온 사람이니까 여기에 새바람을 넣어주는 역할이 새로 부여된 역할이 아닐까요? (웃음)” 

Q. 공동육아어린이집에 대해 소개 좀 해주세요.

윤우경(이하 윤) : “스스로 보육환경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자발적으로 부모들이 모여 십시일반 해서 협동조합 방식으로 공동육아를 시작하게 됐어요. 조합원인 부모가 출자금을 내고 이 돈으로 공간을 마련해요. 운영은 일반어린이집과 똑같이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기본 보육료와 조합원 조합비를 받아 운영합니다. 아빠 엄마가 운영과 교육에 참여하고 있고요, 교사와 부모의 방모임을 통해 운영과 관련해 소통합니다. 아이들은 선생님과도 별명을 부르며 평어를 사용하고, 세시절기문화를 기반으로 자연과 만나고 있어요. 자유놀이, 나들이 등이 중요한 일과입니다.”

Q. 부모들은 참여를 어려워 하진 않나요?

전 : “부모의 자원 활동 참여가 많이 필요한데, 참여가 즐거워야지 일이라고 생각하면 시간 없으면 못 하겠다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공동육아 보내시는 분들 대부분 워킹맘입니다. 원래 기본 출발 자체가 맞벌이 가정이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곳을 만들고 그들이 함께 만들기 위함이거든요. 회의 시간도 어린이집마다 다르고, 참석 가능한 시간으로 맞춰 운영하고 있어요.

처음에 청소를 힘들어하는데 배우는 게 있어요. 부대낌이 많을수록 아이에게 한 세계와 또 한 세계가 만날 기회가 되더라고요. 부모가 청소해주는 곳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가능한 한 깨끗하게 사용하려고 하고요, 또 내 부모가 청소해주고 만들어줬다는 생각에 어깨가 으쓱해 하기도 하거든요."

◇ "공동육아어린이집은 교사 대 아동 비율이 낮고 CCTV 설치 안 해요”


윤우경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교육연구부장은 그동안 공동육아 교사로의 경험을 통해 공동육아만의 특징을 소개했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Q. 공동육아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전 : “의견 합의가 제일 어려워요. 특히 어려운 주제는 돈에 관한 겁니다. 급여 인상, 교사와 합의, 출자금 올리는 등 공간 비용 문제 등이죠.”

Q. 공동육아어린이집만의 장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윤 : “교사 대 아동 비율이 영유아보육법에서 정한 것보다 낮다는 겁니다. 만 1세는 교사 한 명당 3~4명 정도, 만 2세 4~6명, 만 3세 7~10명, 만 4~5세 10~13명 정도입니다. 실제 현장은 이것보다 적은 편이에요. 출자금, 조합비, 아동 비율이 어린이집 형편마다 다 다르다고 보시면 돼요.

그리고 학예회나 발표회 없이 ‘해 보내기 잔치’를 해요. 아이들을 몇 달 동안 연습시키거나 하는 게 아니라 엄마·아빠·교사·아이들 구성원 그룹별로 모두가 발표하고 참여하는 잔치를 하고 있어요.”

전 : “부모 동의하에 CCTV 설치를 안 합니다. 어린이집은 늘 열린 공간으로 완전 개방하고 있어요. 부모가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게 개방하니까 CCTV가 필요 없는 구조죠. 신뢰관계 구축이 먼저고요, CCTV 설치가 오히려 신뢰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Q.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전 : “부모는 졸업식 날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동안 힘들었던 기억이 좋은 기억으로 승화되는 느낌. 거의 매년 졸업식에 놀러 가는데요, 감동의 도가니입니다(웃음). 제일 힘들어했던 부모가 제일 많이 울고, 제일 문제 제기하시던 분들이 고마움을 많이 느끼더라고요. 졸업식 날이 되면 ‘아이가 여기를 소중하게 생각했구나’하는 생각에 어른들이 펑펑 울며 아쉬워해요.”

윤 : “교사로서 경험을 얘기하자면, 세계관이 바뀌어요. 친환경 급식, 기후 위기, 미래를 다시 생각해본다거나 제 생활이 바뀌면서 성장하는 느낌이 들죠. 지난번에 공동육아에서 자란 스무 살 된 친구를 만났는데 정말 감격이었어요. 저희는 홈커밍데이도 있고 관계를 단절하지 않고 이어가고 있어요. 그때 부모님들을 아직도 만나고 있어요.”

Q. 혹시 공동육아어린이집 출신 아이들만의 특징이 있을까요?

윤 : “사회에 적응 잘하고 협력하고 바람직한 사람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다를 거야’하는 기대가 있는데 개인차이가 있을 거예요. 연구결과는 없어요(웃음). 수치화하긴 어렵지만 함께 하는 문화에서 함께 해 본 사람은 회복력이 다를 것 같아요. 아이들 스스로 살아가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성인이 된 한 친구가 ‘저를 키워 준 많은 어른들이 있으니까 잘 살아야겠다’고 한 말을 전해 들었는데 뭉클했어요.”

◇ "'가벼운 발걸음 새로운 바람’ 모토…조직 변화 필요"


전주리 사무총장은 공동육아어린이집의 가장 큰 특징은 부모, 교사, 아이 모두 성장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세계와 다른 세계가 만나 서로 침투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바뀌게 된다는 것.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Q. 공동육아어린이집의 가장 큰 특징은 뭘까요?

전 : “다 같이 성장한다는 겁니다. 부모도 성장하고, 교사도, 아이도 모두 성장해요. 부모는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서 (공동육아에) 와요. 교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공동육아어린이집에 왔는데 가치관이 다른 교사를 만날 수도 있고요, 미세먼지에 대해 민감한데 나들이 프로그램과 부딪힐 수도 있어요. 그런데 방모임 하면서 성장하게 돼요. 한 세계와 다른 세계가 만나 서로 침투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바뀌게 되죠. 자신도 모르게 여러 상황을 통해 성장하는 겁니다.”

Q. 사무총장으로서 계획 혹은 포부나 각오가 있으시다면?

전 : “올해 모토가 ‘가벼운 발걸음 새로운 바람’입니다. 우리 때는 사명감, 가치도 중요했는데 좀 더 가볍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의미에서 변화가 필요한 때 인 것 같아요.

어린이집, 방과후, 지역돌봄센터 등 조직 형태가 다양해졌어요. 협동조합 자체가 새롭게 변화해야 할 지점이 생겼죠. 부모들의 세대가 젊어지니까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하려면 조직을 어떻게 전환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브랜딩, 구조, 사용하는 언어도 점검해보려고 해요. ‘장점도 확실하고 문화도 좋은데 이대로 가져가야 할지’, ‘이 세대와 함께 공존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필요한지’, ‘법인이 회원들과 더 잘 관계 맺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지', 공동육아가 더 잘 확장할 방법에 대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고민하는 해입니다.”

Q. 21대 국회에 바라는 점, 어떤 게 있으실까요?

전 : “지난해 개정된 누리과정에 ‘놀이 중심’이 들어갔어요. 이 실험을 공동육아에서 했다고 봐요. ‘아이들을 이런 방식으로 키우는 방식이 있구나’ 하고요. 공간만이라도 유휴지를 저렴하게 임대한다거나 최소한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훨씬 다양하게 편안하게 실험해 볼 수 있어요. 10년 전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에서 많은 아이들이 공동육아 정신의 문화에서 자랐으면 좋겠다 해서 국공립어린이집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어요. 참여형 보육, 교사와 부모가 협력하는 구조를 실험한 겁니다. 열린어린이집 정책도 이전부터 했고요.

공간 비용 마련이 문턱이 되고 있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아동수가 작으니 교사도 행복하고 부모도 행복해요. 교사 대 아동 비율 줄이는 건 앞으로 가야 하는 방향입니다. 현재 이 부담을 개인이 하고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들의 노동환경이 바뀌어야 합니다. 종일 보육으로 안심하고 보내긴 하지만 긴 시간이지 않나요? 코로나19로 재택근무, 탄력근무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노동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안 돼요. 저출생도 출산장려금이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아이를 함께 키우는 문화가 있어야 둘째 아이를 낳을 수 있어요. 공동육아에 첫째 아이를 보낸 분들이 둘째 아이를 낳는 경우가 많아요. 육아 문화를 바꾸는 게 필요합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출처 : 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