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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0 이로운넷] “협동조합으로 아이가 행복한 유치원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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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12-10 14:12 조회1,0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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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링크 : http://www.eroun.net/news/articleView.html?idxno=13237

 

[공동육아와 사회적경제] ③ 장성훈 아이가행복한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인터뷰
사립유치원 비리 사건 대안으로 ‘협동조합 유치원’ 주목…국내 2호 협동조합형 유치원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은 돌봄이다. 아이를 돌봐줄 곳이 없어 직장을 그만두기도 하고, 일부러 아이를 낳지 않기도 한다. 더구나 최근 일부 유치원, 어린이집 등 돌봄 기관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며, 젊은 부부들 사이에 “아이를 낳는 것 보다 키우는게 문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아이돌봄문제를 사회적경제방식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까. 사실 오래전부터 공동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공동육아 방식은 이뤄져왔다. 협동조합 어린이집이 운영중이고, 최근에는 협동조합형 유치원이 문을 열기도 했다. <이로운넷>이 아이돌봄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떠오른 사회적경제의 역할에 대해 살펴본다.

“아빠 사슴벌레 잡아주세요”

지난 7월 토요일 오전. 아이가행복한유치원 장성훈 이사장은 5세, 6세 두 아이의 손을 잡고 나타났다. 유치원으로 들어선 아이들은 익숙한 듯 신발을 정리하고 노래를 부르며 유치원 안으로 들어갔다. 유치원이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찼다.

아이가행복한유치원은 동탄에 위치한 국내 2호 협동조합형 유치원이다. 지난 2018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립유치원 비리 사건 발생당시, 동탄 지역에서도 비리를 저지른 유치원이 적발되면서 이에 문제를 제기하는 부모들이 의견을 모아 설립했다.

동탄에 위치한 아이가행복한유치원은 2018년 한유총 사태 이후 설립된 국내2호 협동조합형 유치원이다. 사진은 장성훈 아이가행복한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사진=이로운넷

“아이들 먹거리로 장난치는건 못참겠더라고요”

장성훈 이사장은 아이들의 사립유치원 비리 사건이 발생하고 이후 먹거리에도 문제가 나타나는 것을 보고 참을 수 없어 유치원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아이들 먹거리에 민감한 편이어서 화가 정말 많이났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부모들이 모여 우리가 직접 유치원을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있었다”며 “그때 공공건물 임대법이 통과하면서 사립유치원의 설립 근거가 세워졌다.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초 3월 개원할 예정이었던 유치원은 코로나19로 개원식이 취소되며 문을 여는 것 조차 쉽지 않았다. 장 이사장은 “코로나19로 개원이 미뤄지는 등 마음고생을 했지만, 그래도 5월부터는 안정되고 있는 상태”라면서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면 현판식이나 내년 졸업식, 입학식 등을 열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아이가행복한사회적협동조합에는 70명이 넘는 조합원이 함께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에 대한 정보 부족과, 공간마련 등의 문제 때문에 중간에 그만둔 사람도 적지않다. 장 이사장은 “처음 비대위에서 20명정도의 조합원이 함께했지만, 해체 되고, 다시 모이길 반복했다”며 “지금은 설립목적에 대해 동의, 호응, 공감하는 핵심멤버 9명을 주축으로 유치원이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치원을 청소하는 모습./사진=장성훈이사장

교직원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현재 아이가행복한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57명. 전체 교직원은 18명이다.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경험있는 사람들을 우선으로 채용했다. 특히 교사대표, 이사장, 시설이사, 운영이사, 홍보이사, 대외이사, 재정이사 등 학부모가 직접 이사회를 구성해 교사들은 아이들 교육(돌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장 이사장은 “우리 유치원은 조합원 모두가 운영에 참여하기 때문에 돈에 욕심을 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유치원에서 크게 신경쓰는 것 중 하나는 교직원에 대한 처우 문제다. 장 이사장은 “초기에는 현실과 이상이 부딪혔다”고 했다. 그는 “초반 호봉을 평균보다 더 올려주고 싶었는데, 아동 정원이 차질 않아 그러지 못했다. 선생님들에게는 대신 내년에 살림이 나아지면 올려주겠다고 잘 설명했다”고 했다.

돌봄 교사들의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졌던 ‘업무 과중’을 덜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보조교사, 조리사, 통학버스기사 등 직접 나서기도 한다. 장 이사장은 “학부모들이 일을 분배해서 가져갔는데도 여전히 선생님들은 일이 많다. 그러다보니 교사들이 연구할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교사들의 연구시간을 확보하기위해 조합원들이 돌아가면서 일일 교사로 활동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우리아이가 지내는 교실에서 일일 교사로 활동하면서 선생님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아이들의 생활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교사들이 불편한 사항이나, 문제 등은 교사회의를 할때 안건으로 올려 해결한다. 장 이사장은 “얼마나 만족하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물어보지 않았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교사회의를 통해 확인해 해결한다”고 말했다.

장성훈 이사장이 아이들과 놀아주고 있다./사진=장성훈이사장

“학부모들이 하는 말이, 아이들이 유치원에 오면 집에 가기 싫어한다네요”

장성훈 이사장은 유치원 학부모들이 “아이들이 집보다 유치원이 더 좋다고 한다더라”며 웃었다. 그는 “학부모 중 한분은 아이가 유치원 밥이 맛있다며, 집에서 밥을 안먹기도 한다”며 “당장 우리아이들만해도 어제 밤부터 내일(토요일) 유치원에 꼭 가자고 여러번 얘기했다”고 했다. 장성훈 이사장의 아이들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유치원 이곳 저곳을 다니며 즐거워했다.

아이가 행복하니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다. 이제 필요한 것은 협동조합에 필요한 수평적인 리더십이다. 장성훈 이사장에게 협동조합 이사장으로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관계형성’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협동조합을 하다보니 사람들끼리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목적은 같은데 가려는 방향이 다르니까요. 그걸 잘 조율해야죠. 그렇지 않으면 와해되고 헤어져요. 조합원들과 관계형성을 잘 해서 더 나은방향으로 나아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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