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09 이로운넷] “협동조합형 유치원 확산되려면 ‘협동조합’ 이해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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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12-08 12:02 조회1,129회 댓글0건본문
* 원문 링크 : http://www.eroun.net/news/articleView.html?idxno=12907
[공동육아와 사회적경제] ② 부모 중심 ‘협동조합형 유치원’ 대두
2018년 1호(서울) 이어 올해 5월 2호(경기) 개원…전국 2곳 운영
공간확보 등 어려워 포기하기도…정부·지자체 지원위해 적극 나서야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은 돌봄이다. 아이를 돌봐줄 곳이 없어 직장을 그만두기도 하고, 일부러 아이를 낳지 않기도 한다. 더구나 최근 일부 유치원, 어린이집 등 돌봄 기관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며, 젊은 부부들 사이에 “아이를 낳는 것 보다 키우는게 문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아이돌봄문제를 사회적경제방식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까. 사실 오래전부터 공동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공동육아 방식은 이뤄져왔다. 협동조합 어린이집이 운영중이고, 최근에는 협동조합형 유치원이 문을 열기도 했다. <이로운넷>이 아이돌봄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떠오른 사회적경제의 역할에 대해 살펴본다.
2018년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사태로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개학연기, 폐원 투쟁 등의 진통은 교육과 돌봄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 과정에서 ‘협동조합을 만들어 유치원을 운영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공동육아협동조합이 운영하는 '협동 어린이집'은 법으로 어린이집 중 한 유형으로 인정받았으나, 아직 '협동조합 유치원'은 인정받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지난 5월 경기도 동탄에서 협동조합 유치원 2호 모델인 아이가행복한 유치원이 문을 열었다. 1호 모델인 서울꿈동산아이유치원은 폐원위기였던 유치원을 협동조합형 유치원으로 새롭게 개원한 것이어서 1호와 2호 모델은 설립 목적이 다르다.
“아직 협동조합형 유치원이 성공 사례로 소개하기에는 이른 단계다 보니, 경험을 공유할 때도 설득력이 부족해요.”
이송지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컨설팅사업단장은 "지금은 협동조합형 유치원이 확산될수 있는지를 지켜보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운영중인 곳이 잘 자리잡으면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협동조합형 유치원이 아이돌봄 문제의 대안으로 전국에 자리잡기 위해서는 돌봄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동탄 아이가행복한유치원(2호)이 안정적 운영돼야 한다는게 이 단장의 생각이다. 이를 통해 유치원 돌봄문제를 사회적경제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협동조합을 만드는 거잖아요. 그런데 절실하게 ‘내가 나서서 하겠다’는 것은 힘들죠.”
협동조합형 유치원은 2호 모델이 문을 연 이후 현재까지 3호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대해 이송지 단장은 "협동조합형 유치원이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이 주체로 나서기에는 어렵기 때문"이라며 “협동조합형 유치원을 확산해야 한다는 이유로 학부모들에게 억지로 만들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협동조합 설립은 ‘쉽게 도전하고 아니면 말지’라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준비모임까지 갔다가 깨지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상처가 너무 크다. 젊은 부모들에게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상처를 감당하라고 할 수 없다”며 협동조합형 유치원 설립에 대한 어려움을 설명했다.
협동조합에 대한 학부모 인식부족 및 '공간확보' 어려워
#2018년 하남시 A유치원 설립자가 일방적으로 폐원을 통보했다. 아이들은 흩어졌고, 학부모와 교사들은 협동조합형 유치원을 설립하는데 마음을 모았다. 문제는 공간이다. 공간확보가 어려웠던 학부모들이 거리로 나왔고, 지자체에 도움을 요청했다. 유치원을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을 샅샅이 뒤졌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협동조합형 유치원 설립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공간이다. 위 사례처럼 2018년 하남시에서도 학부모 중심의 협동조합형 유치원 설립이 논의됐지만,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무산됐다. 장성훈 아이가행복한유치원 이사장 역시 “장소를 구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협동조합 유치원을 설립하고 싶어도 공간을 찾기 어려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18년 교육부는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 설립·운영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심의·의결했다. 학부모로 구성된 사회적협동조합이 유치원을 설립할 경우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시설을 임차해 설립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법안이 개정되도 큰 영향은 없었다. 이송지 단장은 "유치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은데다가, 인가 설립 기준도 높아서 임대를 해주고 싶어도 실제로 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협동조합형 유치원 첫 시도…협동조합에 대한 이해 높아야
협동조합형 유치원이 활성화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협동조합에 대한 조합원들과 교사의 상호 이해와 제도적 지원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필요한 것은 학부모와 교사들의 협동조합에 대한 인식 확대다.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민주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이다. 조합원들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 과정에서 갈등과 마찰도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동조합은 나의 필요와 욕구를 해소하고, 비전과 계획을 펼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가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그 과정 없이 대표의 일방적인 생각만을 논의한다면 조합원들은 탈퇴하게 된다. 이 단장은 “공동육아 조합의 리더(이사장)은 똑똑할 필요 없다. 뛰어나지 않아도 된다. 모든 조합원들과 협력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은 협동조합형 유치원 운영방식에 대한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새롭게 아이들을 교육해야 하다 보니 더 힘들 수 밖에 없다. 이 단장은 “교사가 협동조합형 유치원에서 일하게 됐을 때, 조합원(학부모)들이 협동조합에 대해 잘 알고, 다른 사립유치원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이때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면 갈등이 생기게 된다. 잘 모르는 상황에서 노력하고 배우는 상태임을 인정하고, 협력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창현 부연구위원은 “협동조합형 유치원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면서 “사회적경제 지원조직에서 관련된 연수 등을 연계해 준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도적인 시스템도 잘 정비돼야 한다. 전주리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사무총장은 협동조합형 유치원은 일반 유치원과는 다르다. 어린이집 유형에 ‘협동 어린이집’이 있듯, 유치원에도 다양한 유형을 보장해야 한다. 전 총장은 “유치원 유형에 ‘협동’이 생기면 관심있는 부모와 교사 중심으로 협동유치원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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