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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8 e- 청양신문] 기획 : 공존의 힘, 함께 위기를 극복하다 ② … 광주어깨동무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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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1-07-09 16:12 조회7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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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링크: http://www.c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4485 

 

“자연에서 잘 놀고, 잘 먹고, 잘 자라고 있어요”
부모들이 출자 조합 결성…아이 함께 키우는 공동육아 실현

현재 농촌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가 인구 감소다. 청양군의 현재 인구는 3만 1000여 명으로 인구 소멸 위험 지역에 진입했다. 인구 감소의 요인 중 하나는 젊은 인구의 탈농 현상이다. 일자리 부족과 육아 등 지역 정주 여건과 환경이 열악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사회 간, 주민 간, 세대 간 연대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개인을 넘어서 함께 모여 조직화해 문제를 함께 해결해가자는 공존·공생의 요구가 상승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협동조합 결성, 작은 학교 공동교육과정 운영, 마을기업 설립, 공동육아터 마련 , 청년플랫폼 조성 등 각 분야에서 공존·공생하는 사례를 기획 시리즈로 마련했다. 타 지역의 ‘공존의 힘’ 사례를 지역의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제시한다. 두 번째로 광주어깨동무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부모들 함께 육아 문제 해결
광주어깨동무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박효은, 교사대표 선보영)은 부모들이 공동출자해 만든 어린이집이다. 2002년 또래 아이들을 둔 직장 맘들은 아이를 맡길만한 곳을 찾다가 마침 보육 교사 자격증이 있는 이가 있어 어린이집을 만들자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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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이 산과 들로 둘러싸인 광주어깨동무 전경.


“여성들이 출산 후 직장 일을 다시 시작하려 해도 아이들의 보육이 가장 큰 문제다. 아이를 믿고 맡길만한 곳이 필요했다. 당시 부모 한명이 아이를 맡고 다른 이들은 사회 활동을 하는 형식을 취했다. 그런데 문제는 시설과 교사 월급이었다. 그 비용을 혼자 부담할 수 없어 똑같이 출자해 만들자는 뜻이 모아졌다.”


이렇게 삼삼오오 함께 모여 걱정 없이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설립 당시 세 살 된 아이를 둔 부모 조합원이었던 선보영 교사는 부모들이 공동으로 출자했다는 것과 그 부모 중의 한 명이 교사였다는 점 등이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를 안심하고 맡기고 사회 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운영 방식도 부모들이 결정했다. 공동육아의 시작이었다. 


광주어깨동무는 부모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출자금을 내고, 어린이집 운영을 위한 회비를 매달 납부한다. 아이가 어린이집을 졸업하면 부모도 조합원 자격이 상실된다. ‘햇살가득’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어린이집은 현재 40여 명의 부모가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광주어깨동무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어린이집 내부. 보육교사 1인이 돌보는 아이들은 규정보다 훨씬 적다.
선 교사는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광주어깨동무가 지속가능한 교육을 하자는데 뜻을 함께해 부모가 아닌 보육교사로서 현재까지 함께 하고 있다.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원래 있었던 시설에서 더 이상 운영이 어려웠다. 원년 조합원들이 자신들의 아이들은 모두 성장해 졸업했지만 공동육아를 지속적으로 펼치자는데 뜻을 함께했고 60명까지 돌볼 수 있는 시설로 확대했다.”


광주어깨동무는 아이들이 ‘자연에서 잘 놀고, 잘 먹고, 잘 자라’는 것을 추구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생활할 공간으로 자연과 가까운 곳을 찾았고 광주 외곽 지역의 현재 자리를 구했다. 건물도 친환경적으로 목재나 흙벽돌로 만들었다. 장소 물색, 설계 또한 부모 조합원들이 수십 차례의 회의를 갖고 결정했다. 통학 거리 등도 염두에 두고  2006년 이전을 했다. 


선 교사는 광주어깨동무 운영의 20여 년의 성과로 “광주어깨동무는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를 지향하고 이에 부합되게 운영을 한다. 조합원이 함께 운영 방식을 논의하고 있으며 그 지향점은 조합원인 부모들이 공유·공감하고 있다. 먹을거리와 안전에 대한 문제도 포함돼 있다. 그래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공동육아터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꼽았다. 

자연친화적 놀이 교육 중심 육아


광주어깨동무는 내 아이를 맡기거나 남의 아이를 보호해주는 것을 넘어서 우리 아이들을 함께 키우자는 공동육아를 지향하고 있어 교육 프로그램도 남다르다. 서로의 성장을 돕고 더 넓은 공동체를 실현해 가는 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다. 


“부모들이 교육 프로그램의 큰 테두리를 함께 만들었다. 아이들이 놀면서 자라야 하고, 자연에서 커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연에서 외부활동을 많이 한다. 하루 일과가 활동 위주다.”


어린이집 뒤에 자리한 산을 오르기 위해 준비하는 아이들.


아이들은 주로 오전에 동네 나들이 등 활동 중심의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모둠활동과 자유놀이 등으로 보낸다. 광주어깨동무의 너른 마당에는 놀이기구는 물론 모래놀이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꾸몄다. 


나들이 장소는 걸어서 갈 수 있는 주변 마을이나 뒷산 등이다. 광주어깨동무의 뒤쪽에 자리한 용진산 등정은 7살 아이들에게 성취감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사계절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나들이를 통해 자연의 순리를 배우며 스스로 몸과 마음이 성장하고 변해가는 것을 익히게 하고 있다. 


아이들이 손으로 만드는 손끝놀이도 있다. 손으로 하는 활동은 작은 근육의 발달과 함께 두뇌 발달과도 연결돼 교육적 효과가 높다. 단옷날 절기에 맞춰 실을 꼬아 만드는 장명루 팔찌 만들기와 부채만들기 등이다. 


아이들이 공동체의 삶을 보고 배울 수 기회를 갖도록 하기 위해 반 구성을 통합으로 운영한다. 빠른 3세와 늦은 4세가 함께하는 3~4살반, 한~두 살 차이가 나는 5~7살  운영 등이다.  


선 교사는 “같은 나이라도 개월 수에 있어서 차이가 나는 점을 고려했으며, 나이가 다른 아이를 같은 반으로 편성함으로써 형님들은 동생들을 도와주고 돌보며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고, 동생들은 형님들을 보면서 모방과 학습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형제자매가 적은 요즈음 아이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이곳에 다녔던 아이들은 또래 간 특별한 유대감이 형성됐다고 후일담을 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돌봄을 공유하는 공동체


광주어깨동무는 운영 방식에서도 차이가 난다. 원장이라는 직함 대신 교사 대표라는 칭호를 쓰며 보육 교사들이 돌아가면서 맡는다. 각자의 역할도 겪어보고 재충전의 시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보육교사 6명과 연장 돌봄 교사 1명 등 7명의 교사와 교직원 3명이 42명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박효은 이사장(사진왼쪽)과 선보영 교사 대표.


선 교사대표는 “원아 수도 부모와 상의해서 결정한다. 60명까지 돌볼 수 있는 시설과 교사진을 보유하고 있지만 보육교사 1인이 돌보는 아이의 수는 규정보다 훨씬 적다”고 말했다. 


교사들에게 안식 제도를 둔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부모가 보육 교사를 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현재는 전담 교사들이 아이를 돌본다. 교사들도 공동육아라는 커다란 틀에서 광주어깨동무가 지향하는 것과 연계해 아이를 돌보고 생활했기 때문에 이곳의 또 다른 자산이다.  그들이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다시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놓고 있다. 교사들이 장기간 근무하고 있어 부모와 교사 간에 신뢰감도 남다르다.


이곳에 자녀를 보내는 부모 조합원들의 활동도 많다. 조합 이사장은 부모 조합원이 돌아가면서 2년씩 맡고 있다. 부모들이 어린이집의 운영에 참여하게 하는 체계를 만든 것이다. 


또 부모 1일교사 활동도 있다. 교사들이 월차를 내서 쉬는 날 부모가 교사가 되는 것이다. 교육 참여는 부모의 의무이기도 하고, 조합원 교육을 통해 아이 키우기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운동회 모습.


“이곳에 아이를 보낸 부모들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교육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같이 모여서 부모 조합원 교육도 받고, 어린이집의 재정과 홍보 등도 함께 풀어간다. 아이를 함께 키우기 위한 활동이라고 여기고 있다.”


박효은 이사장은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 육아에 대한 사고도 변화했다고 말한다. 보육이 어린이집에서 그치지 않고  가정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 


“공동육아는 나 뿐 아니라 이웃, 지역 사회가 어울려 우리 모두의 아이를 키우는 것이다. 공동육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지만 모두 합의에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내 아이를 맡기고, 누군가 보호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키워 나아간다는 점을 배웠다”는 박 이사장은 부모의 변화가 점점 번져 나아가 지역 사회로 확장되길 바랐다. 
 
인근 초등학교 학생 수 증가


광주어깨동무로 인해 지역에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거주지와 가까운 곳의 어린이집을 다니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이곳은 거주지와 떨어져 있어도 입학을 원하는 이들이 찾아오는 어린이집이다.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통학에는 어려움이 없다. 단 통학 거리를 20분 범위로 한정했다. 


주거 지역과 떨어져 있음으로 통학이 어려울 경우에는 이곳에 아이를 보내기 위해 근처로 이사를 오는 경우도 생겼다. 초등학교 연계 입학 문제는 어린이집과 인접한 초등학교가 있어 어려움도 없다. 


마당에서 모래 놀이를 하고 있다.


선 교사 대표는 “학생 수가 줄어들어 한 때는 폐교 위기에도 있었지만 광주어깨동무를 중심으로 공동육아를 하던 이들이 모태가 돼 인근으로 이사를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당연히 초등학교 학생 수가 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했다. 


오후 늦은 시간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맑고 푸른 하늘같은 웃음을 지으며 또래들과 모래 장난을 하고 있다. ‘잘 놀고, 잘 먹고, 잘 자라’라는 교육 기조 아래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출처 : 청양신문(http://www.c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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