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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평화를 이야기하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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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04-08-27 14:16 조회4,8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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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평화를 이야기하자(2)

서수원 공동육아 협동조합 사이좋은 어린이집 교사회
  • 환경·평화·역사를 생각하는 2003년 1월 30일부터 2월 1일에 사이좋은 어린이집 겨울들살이가 있었다. 바람돌이, 냇물, 아침, 깡뚜껑과 일곱 살이 된 재혁이와 여덟살이 된 해인이, 수림이, 한나, 연규와 아홉 살이 된 주희, 은솔, 경진, 치헌, 수연이가 참가하는 2박 3일의 강화도 여행이었다. 이번 들살이는 강화도의 역사뿐만 아니라 환경과 평화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해보려는 취지를 가지고 기획되었다. 그래서 바람돌이와 냇물 외에 젊은 생태주의자 KEY에서 활동하는 깡뚜껑과 평화교육에의 전망을 가지고 있는 아침이 함께 준비하고 들살이를 진행하였다. 화도 답사에는 문화유산해설사 신진숙님의 도움을 받기로 했는데, 처음에는 별명을 이해를 못하셔서 우리를 바람돌이 단체라고 부르기도 하셨다. 그럼, 들살이 일정을 따라가며 아이들과 평화를 이야기 해보자.
첫째날

예정보다 30여분 늦게 출발하게 되었다.
가는 길에 김포에 있는 ‘글라스빌’에 들러 유리 만드는 과정을 구경하고 거기서 간식을 먹었다. 강화터미널에서 깡뚜껑과 아침을 태우고 동막에 도착, 떡국을 시켜먹었다. 짐을 정리하고, 식사조를 정하고 난 뒤, 아침과 함께 자기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초면인 깡뚜껑이 아이들 이름을 잘 기억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름 앞에 이름 중의 한 글자가 들어가는 꾸미는 말을 넣어 부르기로 한 것이다. 예를 들면, 아침은 ‘아름다운’ 아침으로 부르기. 그리하여 우리 모두는 새로운 별명들을 갖게 되었는데, 재주많은 재혁, 나비처럼 나는 한나, 연두색 연규, 해맑은 해인, 진달래꽃 경진, 주황색 주희, 솔방울 은솔, 신나는 신치헌, 황금사과 수림 등이다. 깡뚜껑과 바람돌이, 냇물은 규칙에 상관없이 멋진 깡뚜껑, 쌩쌩 바람돌이, 졸졸 냇물이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설거지를 누가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해본 결과 어른도 아이도 모두 각자 해 보기로 하였다. 먹은 것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지는 의미에서나 정당한 노동이라는 측면에서나 각자가 설겆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둠을 마치고 모두는 깡뚜껑을 따라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 ◈ 깡뚜껑과 ‘함께 산책가요’
    1. 2명씩 조를 짜고 조별로 종이봉투 하나씩 나눠준다.
    2. 숙소에서 주변 산 입구까지 산책을 하며 필요한 나뭇잎이나 가지, 열매 등을 채집한다.
    3.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주변 자연을 관찰한다.
    4. 산책을 할 때 청진기와 루베를 가지고 가면 나무수맥소리 듣기나 나뭇잎이나 열매를 세부관찰 할 수 있다.
청진기를 가져다 대니 겨울나무에서도 수맥소리가 들린다. 깡뚜껑은 나무껍데기를 태우더니 아이들 얼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삐져버린 주희와 울려고 하는 연규만 빼고 모두는 토인이 되어 산을 내려왔다. 해가 진다는 소리에 모두 뛰어나간 바닷가. 해는 천천히 내려오는가 싶더니 물에 닿기 시작하자마자 빠른 속도로 침몰하기 시작했다. 모두들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고 뛰고 난리였다. 누군가 소리쳤다. “오늘은 정말 행복한 날이야!” 숙소에 돌아와서 졸졸 냇물과, 신나는 치헌과 진달래꽃 경진이 만든 맛있는 카레라이스를 먹었다. 깡뚜껑과 함께 자연카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 ◈ 자연카드 만들기
    1. 준비된 카드 위에 산책하면서 채집한 나뭇잎이나 열매로 자기가 꾸미고 싶은대로 꾸민다.
    2. 색실을 함께 사용하면 좀더 다채로운 카드를 만들 수 있다.
아이들이 소중히 가져온 솔방울 하나, 덩굴 한 마디 하나하나가 그대로 예술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작지만 아름다운 들풀은 우리 아이들과 너무나 닮았다. 만든 카드는 내일 강화시내 우체국에 가서 각자 집으로 부치기로 하였다. 모두 자리에 누운 다음, 쌩쌩 바람돌이와 졸졸 냇물과 멋진 깡뚜껑과 아름다운 아침은(에구, 숨차) 아이들의 부모님이 보내준 편지들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편지는 들살이에 아주 중요한 준비물이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너무나 행복해 하기 때문이다. 괜히 이불을 뒤집어쓰던 연두색 연규, ‘저요!’하며 손을 높이 들고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버리는 주황색 주희, 울다 웃다를 반복했던 재주많은 재혁. 모두들 엄마, 아빠의 편지 한 구절 한 구절을 가슴에 담아두려는 듯 조용히 편지를 경청하며 어느새 잠들고 있었다.

둘째날

식사조만 빼고 나머지는 모두 바닷가로 산책을 나갔다. 해안가 모래사장(갯벌은 물에 잠겨 있었다.)에 발자국을 찍고, 달리기도 하며 분오리돈대까지 갔다.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며 날아가는 기러기떼도 만날 수 있었다. 돈대 안에 누군가 돌을 둥그렇게 돌려놓았는데, 아이들은 거기에 앉아 아침이 가르쳐 준 ‘큰바람이 불어’를 하며 놀았다. 그래도 몸이 덜 풀린 것 같아 봉산을 한 판 추고, 지구 반대편을 돌고 돌아온 아침해에게 인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아름다운 아침과 솔방울 은솔과 해맑은 해인이가 만든 콩나물밥을 먹고, 코코아를 한 잔씩 타 마시고 전등사로 출발했다.
문화유산해설사 신진숙님과 함께 전등사, 광성보, 역사관, 고인돌을 둘러보았다. 날씨가 봄날처럼 따뜻해서 답사하기에 그만이었다. 열심히 설명해 주시는 선생님 말씀은 졸졸 냇물과 쌩쌩 바람돌이만 듣고 아름다운 아침과 멋진 깡뚜껑은 강화도에서 나는 겨울식물들에 더 관심이 많았고, 아이들은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자기들이 무슨 사진 애호가인 양 대포를 앞에서 찍고 뒤에서 찍고 옆에서 찍어 댄다. 아무래도 졸졸 냇물의 영향이 아닐까.
점심을 먹고 쉬지를 않아서인지 두시쯤 되니 마구 피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서둘러 장터에서 홍합이랑 간식거리를 사 가지고 돌아와서 좀 쉬어야 할 것 같아 이불을 펴 주었는데 아이들은 지치지도 않는지 하나도 안 자고 멋진 깡뚜껑과 아름다운 아침과 쌩쌩 바람돌이만 뻗어버렸다. 그사이 졸졸 냇물은 아이들과 답사내용을 기록하고, ‘골든벨을 울려라’를 진행하며 아이들과 한바탕 신나는 시간을 만들었다. 평화는 나를 아는 것부터

* 제목 : 나무 타는 아이
* 준비물 : 나무를 타는 아이들이 그려진 그림 (아이들이 나무를 타고 있다. 이제 나무를 막 붙잡은 아이, 맨 꼭대기까지 올라간 아이, 중간에 쉬는 아이 등등)
* 내용: 나무를 타는 아이들이 그려진 그림을 한 장씩 나누어주고 그 아이들 중 어느 아이가 자기와 비슷한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자기 자신과 비슷한 아이가 누군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그 아이가 느끼는 것은 어떤 것일지 발표한다.
* 효과 : 그림을 매개로 아이들이 자기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발표력과 듣기 훈련이 된다.
* 결과 : 아이들이 선택한 그림은 제각각이었다. 아이들이 말하고 있는 것이 그림 속의 나의 위치를 찾는 순간의 자존감의 상태를 말해주고 있다. 연규와 주희는 매우 자존감이 높아 보이고 다른 아이들은 대체로 건강하다고 생각된다.
* 아이들의 말 :
재주많은 재혁 “이제 꼭대기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내려가려고 사다리를 보고 있어.”
연두색 연규 “나무를 잘타서 꼭대기까지 올라갔어.”
해맑은 해인 “조금 있다가 올라가려고, 사다리를 타고와서 1번 자리로 가려고 기다리고 있어.”
황금사과 수림 “7번이 두려워해서 사다리가 흔들리지 않게 도와주고 있어.”
나비처럼 나는 한나 “빨리 올라가고 싶은데 겁이 나서 사다리를 타고 가는 거야.”
연날리자 수연 “나무를 보통으로 타는데, ‘여기는 많이 높구나’라고 생각하니 아찔해. 내려오고 싶은 건 아니고 1번 자리만큼 가고 싶어.”
신나는 치헌 “열심히 오르지만 힘들어. 다른 아이들은 일찍 가니까 부럽다.”
진달래꽃 경진 “재미없어서 내려가는 거야.”
주황색 주희 “나보다 빨리 오는 사람은 없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웃고 있어.”
솔방울 은솔 “힘들어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거야.나도 1번, 2번처럼 높은 곳으로 가고 싶어."저녁엔 멋진 깡뚜껑과 연두색 연규와 주황색 주희가 만들어준 미더덕이 잔뜩 든 홍합국을 먹고 아침과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모두 불놀이를 하러 나갔다. 주인아저씨께서 피워주신 모닥불에 고구마를 쑤셔넣고 멋진 깡뚜껑과 별을 보러 갔다. 최대한 어두운 곳으로 가서 망원경으로 하늘을 보니 작은 별들이 무수히 많다. 오리온자리와 플레이아데스성단을 찾았다. 망원경으로 보는 달 표면은 신비한 느낌마저 주었다. 그사이 고구마는 너무 타서 안 탄 부분만 골라먹고 모두 입맛을 다셔야 했다. 아직 불놀이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우리는 내복바람으로 ‘터널’놀이를 하며 한바탕 뒹굴었다.
  • ◈ 터널
    ① 전체를 두 팀으로 나눈다.
    ② 한 팀은 터널이 되고 다른 한 팀은 그 터널을 통과한다.
    ③ 처음에는 각자 하나씩의 터널을, 두 번째에는 여러 명이 몸을 모아 복합터널을 만든다.
정말 작은 구멍으로도 아이들은 쏙쏙 잘 빠져나간다. 아름다운 아침도 아이들 못지않은 의욕으로 몸을 날려 보지만 마음처럼 잘 되진 않고. 진달래꽃 경진이는 몸이 부딪히는 게 싫은지 구경만 하겠다고 한다. 마음껏 소리 지르며 몸으로 친해지는 시간이었다. 어찌나 신나게 놀았는지 아이들은 모두 눕자마자 곯아떨어져버렸다.

셋째날

쌩쌩 바람돌이와 재주많은 재혁, 황금사과 수림, 연꽃 수연이는 식사를 준비하고 나머지는 아침산책을 나갔다. 바다와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와서, 남는 반찬을 모조리 섞어 만든 비빔밥과 오뎅국을 먹고, 평가의 시간을 가졌다.

신나는 치헌이가 안에만 있다고 답답해해서 마지막으로 바닷가에서 한 판 더 놀고 오기로 했다. 바다와 함께 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아침이 만든 ‘사이좋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손을 잡으면 되는 거란다. 멋진 깡뚜껑이 만들어준 카레전과 비빔밥을 마지막으로 먹었다. 두 번이나 비벼 먹었는데 그래도 반찬이 남았다. 생각해 보니 아이들 각자가 가져온 반찬 양이 많았다. 자기가 먹을 만큼만 싸와도 합치면 10인 분이데 다들 넉넉하게 싸온 게 문제였다. 음식물 쓰레기에 매우 민감한 멋진 깡뚜껑의 지적이었다. 다행히 주변에 개들이 많아 버리진 않는다고 했다.

드디어 떠나야할 시간. 정말 떠나기 싫었다. 넓은 가슴으로 우리를 맞아주던 서해바다, 아픈 역사와 함께 많은 이야기들을 간직하고 있는 작은 섬 강화도를 잊지 못할 것이다. 아이들 마음속 깊은 곳에 아련한 추억으로 간직되기에 아무런 손색이 없는 고마운 섬이다.
아이들에게 정말 소중한 기회로 만들어주려는 야심찬 포부로 준비한 들살이였다. 그 과정에서의 교사들간의 역할분담이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기도 하였다. 가르치는 일에 있어서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함께 해내는데 있어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길러주고자 했던 점이 바로 그런 점이었지만 어른들조차도 갈등을 조정하는 데에 익숙하지 못했다. 오히려 아이들은 솔직하게 싸우기라도 한다. 그러고 나서 금새 잊어버리고 다시 어울려 논다. 적어도 쌓아두진 않기 때문이다.

평화능력,
얽혀진 채 마음 한 구석에 팽개쳐져있던 감정의 고리들을 풀어나가고 창조적이며 다양한 의사소통 과정을 통하여 상생의 관계를 이루어가는 일

이것은 우리가 이번 강화도 들살이를 통해 아이들과 실험해보고자 했던 것이며 어린이집 생활 속에서 아이들에게 배우는 수많은 것들 중의 하나이면서 우리 아이들이 대자연 속에서 뛰어놀며 사람들과의 어울림을 통해 배워야할 소중한 가르침 중의 하나이다.평화교육 스스로 평가해 보기

* 준비물 : 산이 그려진 그림, + , -, 󰏊가 그려진 그림, 색지카드
* 내용 :
1. 들살이를 하나의 등산으로 여기고 자신의 위치와 어떻게 산을 타고 있는지 그리게 한다.
2. 왜 그런 모습으로 그 정도 위치에 있는지 발표한다.
3. (+)가 그려진 그림에 들살이에서 좋았던 것을 첫 번째 색지카드에 적거나 그려 붙인다.
(-)가 그려진 그림에 들살이에서 나빴던 것을 두 번째 색지카드에 적거나 그려 붙인다.
(󰏊)가 그려진 그림에 들살이에서 진행된 프로그램 중에 개선되어야할 것들을 세 번째 색지 카드에 적거나 그려 붙인다.
4. 발표한다.
* 효과 : 발표력과 듣기 훈련을 할 수 있고 아이들이 생각하는 평가를 알 수 있다.
* 결과 : 꽤 오랜 시간이 걸려 한데 모아 붙여 보았다. 발표할 때는 옆 사람이 쓴 것을 발표해 주는 방식으로 했다. 산만한 분위기에 약간의 긴장감을 주고 다른 사람의 생각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였다.

(+)
졸졸 냇물 “우리가 밥해서 좋았어”
해맑은 해인 “보는 게 멋졌어”
쌩쌩 바람돌이 “설거지를 각자 하니까 좋았어”
신나는 치헌 “별자리 보는 게 재미있던데”
연두색 연규 “시원한 바닷가와 따뜻한 모닥불”
솔방울 은솔 “모닥불 놀이 또하고 싶다”
재주많은 재혁 “해지는 거 멋졌어”

(-)
재주많은 재혁 “배를 탈 수 없어서 싫었어”
쌩쌩 바람돌이 “일찍 일어난 사람들이 떠드는 거 싫어”
멋진 깡뚜껑 “음식물 남기는 거”

(󰏊)
연날리자 수연 “나는 사과를 구워먹었으면 좋겠어”
쌩쌩 바람돌이 “남자 선생님도 있었으면”
진달래꽃 경진 “깡뚜껑과 더 별을 보고 싶다”
졸졸 냇물 “강화도에 집 짓고 살자”
황금사과 수림 “나는 아무거나 다 나오는 방망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신나는 치헌 “모닥불에다 종이는 구겨서 던지면 좋겠어” (계속)* 이 글은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2003년 11-1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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