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조물조물 흙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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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03-12-18 10:49 조회7,718회 댓글0건본문
와글와글 조물조물 흙 활동 김미정(도깨비) / 재미난 어린이집 원장
흙 활동은 아이들이 목화를 키우면서 발단이 되었다. 아이들이 민속촌에서 본 목화를 키우고 싶어 해 활동으로 계획했다. 밭도 갈고 씨도 구해 심고 물도 시간 나는 대로 주면서 정성을 다해 키웠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였는지 싹이 나지 않았다. 거의 두 달이 넘어서야 조그만 싹이 고개를 내밀었다. 아이들에게는 너무 긴 시간이었다. 목화 싹이 나오기를 기다리다 지친 아이들이 문제제기를 하기 시작했다. "도깨비 흙이 이상해서 그런 거 아니야?" 아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수렴 해 흙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흙에 대한 이야기 알아 오기 먼저 흙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은 흙이 소중한 것임을 이야기 하지만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아이가 없었다. 집에 가서 엄마 ,아빠와 함께 자료를 찾아 준비 해 오기로 했다. 그 다음날 흙에 대한 과학 동화, 인터넷에서 뽑은 흙에 관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흥미로워 했던 건 흙 도둑에 관한 이야기였다. "옛날 정월 보름에 부자 집에서는 대문을 지키느라 난리였대. 부잣집 앞마당에서 흙을 파 가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지. 서민들은 그 흙을 소유하면 부자가 된다고 믿었던 거지. 그래서 흙 도둑을 지키느라 밤낮이 없었다나. 그만큼 흙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며 살았나봐" 주제망 짜기 여러 가지 흙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주제 망을 짰다. 아이들은 궁금한 것을 생각하고 매직을 들어 글씨를 써 내려간다. 글씨를 못 쓰는 아이는 교사가 써 준 것을 보고 따라 쓰면서 생각을 글씨로 옮긴다. "흙에 사는 것이 뭐가 있는지 알고 싶어?" 돌멩이 깨뜨려 보기 흙의 모양, 특성,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터전의 구석구석을 뒤졌다. 생각 보다 더 돌이 귀했다. 그러면서도 다양한 돌이 나왔다. 조합원(생물교사)의 도움으로 돌의 이름과 성질에 대해들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노래. "바위 돌 깨뜨려 돌덩이. 돌덩이 깨뜨려 돌멩 이..." 아이들이 창고에 가더니 망치를 들고 나왔다. 널빤지를 구해 다 깔아주니 서로 망치질을 하겠다고 신이 났다. 아이들이 부셔놓은 돌가루를 모아 두었다. 흙 만들기 문구점에만 가면 진흙이야 구하기도 쉽지만 우리 주위에 널려있는 밭의 흙을 이용하기로 했다. 먼저 밭의 흙을 호미로 캐낸다. 체에 쳐서 고운 흙만 그릇에 담는다. 어느 정도 모아지면 물을 부어 하루 밤을 재운다. 아침에 오자마자 아이들은 그릇으로 모여 보느라 정신이 없다. "진짜 찰흙이 됐어!" "신기하다 그치? 어떻게 찰흙이 될 수 있지?" "이걸루 찰흙놀이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돌을 깨 얻어 놓은 가루와 밭에서 얻은 흙을 반죽해 흙 놀이를 신나게 했다. 의자를 만드는 아이, 사람을 만드는 아이, 곤충을 만드는 아이. 옷이며 손에 잔뜩 흙을 묻히고 깔깔거리는 아이, 일본에서 책에 소개 됐다는 찰흙 경단 만들기도 가르쳐 준 적도 없는데 쓱쓱 만들어 놓는 아이까지. 흙을 만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기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흙 주물러 문지르고 그려보고 던져보기 흙 만들기를 한 후 아이들은 모래밭에 가는 대신 마당의 흙을 호미로 파는 일에 열심을 낸다 옆에 있는 수돗가에서 물을 퍼다 반죽을 하고 열심히 주무른다. "히~ 지렁이 같지~" "이상하다. 간지러워" "똥 같다 그치?" "물컹거려" 아이들은 흙 느낌을 이야기하느라 시끄럽다. 마당에 큰 널빤지가 보여 전지 두 장을 붙여 주었다. 손에 묻은 흙을 전지에 맘대로 표현해 보기로 했다. 처음엔 손가락으로 그 다음엔 손바닥으로 그러다 얼굴에 옷에 흙을 묻히며 소리 지르는 아이들. 한 움큼 흙덩이를 집어와 던져보기도 했다. 옆에 있는 신문지까지 붙이며 다양한 활동들을 만들어냈다. 발효 흙 이용 퇴비 만들기 신나게 논 아이들 흙에 대한 느낌이 새로워졌다. 그러면서 목화를 키울 때 거름이 있었으면 싹이 금방 나왔을 거라는 믿음에서 거름을 만들기로 했다. 환경단체의 지원으로 발효 흙 두 상자를 얻었다. 발효 흙이 되는 단계를 설명 들었다. 음식물을 모아 알맞은 양만큼 넣어 일주일이 지나면 음식물이 흙이 된다는 이야기에 아이들 눈은 커다래졌다. 음식물을 넣어줄 순서를 정하고 일주일을 부엌에서 발효 흙 상자로 부리나케 돌아 다녔다. 놀랍게도 일주일이 지난 후 몇 가지 껍질만 빼고 흔적도 없이 썩어 있었다. 이렇게 1년이 지나면 밭에 거름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내년 이 흙으로 성장할 식물들을 위해 아이들은 열심히 퇴비를 만들고 있다. 흙에 사는 생물 관찰하고 그려보기 터전 흙 위에, 흙 속에 사는 식물, 곤충, 동물들을 그려보기로 했다. 먼저 밖에 나가면 지켜야 할 자연에 대한 예의를 이야기 했다. "손으로 생물을 잡지 말자" 아이들이 관찰하고 싶은 것을 정하고 만져 보고 이야기하고 세밀화를 그리는 작업을 했다. 곤충을 잡는 아이들은 관찰 통을 하나씩 만들어 텃밭을 뒤지고 다녔다. 곤충을 한 마리 잡는 데만도 한나절이 다 갔다. 아이들은 곤충 잡는 재미로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밭을 헤치고 다니다 보니 개미집도 발견하고 알도 발견해 즐거움이 더 했다. 그리고는 "어려워서 못 그리겠다"며 겨우 한 장을 던져 놓고 가 버렸다. 첫 날이니까.. 두 번째 날은 밭에서 노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러면서 그림이 한 장 두 장 늘어갔다. 그리고 처음 관찰하고 그린 그림과 몇 번을 관찰하고 그린 그림이 얼마나 다른지 느낄 수 있었다. 자신 없어 하던 아이들도 너무 재미있게 그림을 그려내었다. 이렇게 두 달을 흙에 사는 생물을 관찰하고 그려냈다. 그리고 아이들의 작품을 책으로 엮어 한 권씩 나눠 가졌다. 많은 시간동안 아이들은 관찰그림에 집착했는데 결과물을 보고 얼마나 뿌듯해 하던지. 이 활동을 하면서 지루하지 않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관찰한 생물을 표현하기를 활동에 넣었다. 흙에 사는 생물을 관찰 한 그림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판화를 만들었다. 우드락에 그림을 그려 뾰족한 연필이나 나무로 파 물감을 묻혀 찍어낸다. 의도 된 그림이 아닌 반대방향의 그림을 보고 재미있어 하기도 했다. 그리고 관찰 그림을 골라 손도장을 이용해 표현해 보는 것도 재미있어 했다. 흙 만들기로 얻은 흙으로 곤충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주제 활동에 다양한 방법의 활동을 가미시킨다면 흥미 있는 활동으로 전개될 수 있는 것 같다. 황토염색 주머니 만들기 아이들이 주머니를 만들고 싶어 했다. "우리 그럼 황토로 염색해 주머니 만들어 볼까?" 천을 사와 염색을 하기로 했다. 황토 염료도 조합원에게 얻었다. 큰 통에 황토 흙을 넣어 푼 다음 천천히 천을 넣어 물을 들였다. 돌아가면서 20번씩 주무르기도 했다. 아이들은 옷도 염색하고 싶어 해 그러기로 결정했는데 심지어 팬티며 속 옷 까지 다 가져와 한바탕 웃기도 했다. 그렇게 주무른 것을 매염제로 소금을 넣어 삶았다. 그리고 며칠 그늘에 말렸다가 적당한 크기로 잘라 아이들의 이름을 바느질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천에 그림도 그리고 자기 이름을 수놓았다. 그리고는 가방을 재봉틀로 박아(아이들이 박음질하기를 어려워해서)주었다. 그리고 끈을 두 아이가 짝이 되어 매듭을 꼬아 가방 끈을 만들었다. 그럴듯한 가방 모양에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다. 흙 피리 만들기 강동구의 선사주거지에서 움집 만들기 대회가 있었다. 그 대회에 아이들과 교사들이 참여해 움집 만들기 대회 1등을 하게 되었는데 아이들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계획한 활동이 후두둑 선생님이 계신 흙피리 공방에 가기로 한 것이다. 그 곳에서 활동했을 때와 다른 흙의 느낌도 느껴보고 피리 만드는 법과 부는 방법까지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들은 피리를 굽고 난 가마에 감자 구워 먹은 즐거움이 더 컸지만 말이다. 하루 종일 흙 주무르다가 선생님이 만든 피리 광내서 불면서 돌아왔다. 그 피리가 진짜 만든 것처럼 으시대며. 공방에 다녀오는 것으로 흙 활동을 마무리했다. 목화 활동과 함께 진행돼 미진한 부분도 많았고 못했던 활동도 있었지만 흙을 느끼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지난 활동을 다시 끄집어 내 정리하자니 활동할 때 느낌이 전해지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지만 활동 활동마다 행복한 웃음을 머금었던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만족하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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