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묵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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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03-04-17 11:52 조회27,457회 댓글0건본문
도토리묵 만들기
** 누가 : 광진구 즐거운 어린이집 방과후 '마법의 성' 아이들
** 언제 : 2002년 11월
** 기록 : 짱아(방과후 교사)
* 준비:
가을이 시작되면서 가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하게 되었다.
가을이 결실의 계절인 만큼 자연이 주는 결실을 이용한 프로그램이 제격이다.
아차산을 가다가 도토리 몇 알을 발견하고 자연스럽게 도토리묵을 쑤자는 의견을 모은다.
* 도토리 줍기
도토리 줍기는 마법만의 일이 아니다.
나들이 가는 동생들에게 선포하여 모두 도토리 줍기에 동참한다.
도토리를 줍기에 한가지 문제점은 다람쥐의 먹이를 우리가 다 주워가면 다람쥐에 식량이 줄어들 거라는 아이들의 걱정이다. 작은 것이나 벌레 먹은 도토리를 남기자는 사람중심의 의견을 모으고 도토리 줍는다.
한편으로는 다람쥐나 사람 모두 함께 도토리를 먹을 수 없을 만큼 알뜰하게 주워가는 도시의 산과 산의 생태가 걱정스럽다. 사실 올해는 4~5년만의 도토리 풍년이라 시골 산에서는 주워도 주워도 남아 있는 도토리를 볼 수 있다한다. 그런 가운데 다람쥐의 먹이는 걱정거리가 되지 않을 진데...
* 도토리 말리기
터전 마당에 종이를 깔고 햇빛에 도토리를 말린다. 말리는 과정에서 하루에 몇 알씩 마당놀이 시간에 껍질을 깐다. 잘 벌어지는 것들은 수월하게, 덜 벌어지는 것들은 돌멩이로 찍어 혹은 시멘트 바닥에 던져 놀이 삼아 딱딱한 겉껍질을 벗겨 냈다.
동생들은 도토리에서 나오는 벌레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벌레잡기에 바쁘다.
* 물에 불려 갈기
한달 여 동안 말리고 까놓은 도토리를 물에 담궈 떫은 맛을 빼낸다. 짧게는 3일 정도 길게는 4~5일을 하루에 한번 물을 갈아주고 담궈 떫은 맛을 빼낸다. 월요일에 담그기 시작해서 금요일까지 담그고, 학교에 다녀온 아이들은 도토리물을 갈아준다.
담궈 놓았던 도토리를 가지고 금요일 오후 방앗간에 가서 도토리를 갈아 온다. 갈아 온 도토리를 고운 천에 물을 부어가며 걸러낸다. 걸러 낸 도토리에 물을 부어 24시간이 넘게 담궈두면 앙금이 가라앉는다고 한다. 금요일에 담궈놓았기에 월요일 아침 잔뜩 기대를 하고 보니 가라앉지 않았다.
가라앉지 않은 이유는 두가지이다. 물이 너무 작았거나 더운 곳에 두면 가라앉지 않는다고 한다. 윗물을 더 붓고 더 추운 곳으로 옮겨놓는다. 또 소금을 조금 타서 물을 부어놓으면 잘 가라앉는다고 해서 소금을 조금 타서 물을 부어놓고 다음날까지 기다렸다.
* 도토리묵 쑤기
윗물을 따라 버리고 가라앉은 앙금을 확인한다. 양이 많으면 더 잘 가라앉는데, 양이 작아서 인지 딱딱하게 가라앉지는 않았다.
가라앉은 앙금을 말리면 도토리 가루가 되는데 우리는 그날 바로 도토리묵을 쑤기로 했다. 앙금 1그릇이면 물 6그릇정도를 부어 섞은 후 끓인다. 하지만 앙금이 덜 가라앉은 상태라 처음부터 물을 다 붓지 않고 5그릇정도 붓고 끓이기 시작하다가 물이 적은 듯 하면 더 부어가면서 끓인다.
커다란 냄비에 끓이는데 처음부터 잘 저어가면서 끓인다. 잘 저어주지 않으면 금방 밑이 타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 뽀글뽀글 용암이 끓듯이 물이 끓어오르면 작은 불에서 잘 저어주며 계속 끓이다가 주걱을 세워 잘 쓰러지지 않는 정도가 되면 그만 끓이는 거라고 들었는데, 우리가 쑨 도토리묵은 조금 묽은 듯 했다. 중간에 경험이 많은 어른의 조언을 구해 도토리 앙금을 조금 더 풀어 넣고 다시 조금 더 끓였다. 잘 완성이 될지 안될지 참으로 걱정되는 순간이다.
어느 정도 끓인 후 준비해 놓은 그릇에 끓인 것을 옮겨담은 후 찬 곳에 둔다. 아이들의 의견대로 둥근 것, 네모난 것 등 그릇의 모양을 달리해 본다. 1시간쯤 지나니 찬 곳에 둔 것은 도토리 묵 모양이 제법 나온다. 아이들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계속 굳어가는 도토리묵을 만지작 만지작. . .
아쉽지만 그렇게 식어가는 도토리묵을 두고 집으로 돌아간다.
* 완성된 도토리묵을...
다음 날 아침 완성된 도토리묵을 본다. 쑤어놓은 도토리묵을 터전 아이들이 모두 나누어 먹을 수 있도록 점심시간에 준비한다. 이 과정을 마법(방과후) 아이들이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쫄깃한 맛 대신 입에서 사르르 녹는 맛이다. 아마도 천에 걸러낼 때 고운 천에 고르지 못한 이유와 물의 비율이 많았기 때문이리라 생각해 본다.
학교에서 돌아온 마법 아이들은 완성된 도토리묵을 보고 입이 쫙 벌어진다. 맛을 보더니 조금 더, 조금 더 하며 자신들이 만든 음식의 칭찬을 많이 먹는 것으로 대신한다.
오전에 남은 앙금을 이용해 교사들이 쑤어 놓은 도토리묵을 마법 아이들이 예쁘게 썰어 오후에 오는 조합원들에게 주자고 한다. 칼과 도마를 준비해 도토리묵을 썰어 접시에 담아 놓는다.
:: 아이들이야기 "도토리 쑤는 이야기" ::
* 1학년 이윤서
아차산에서 도토리를 주웠다. 그런데 도토리는 50개를 주워야 해, 알았지?
(도토리 말리는 방법)
먼저 도토리를 모아서 한 곳에 말리면서 도토리를 까는거야! 모래가 들어 있으면 썩은 거야! 그리고 도토리는 1달은 말려야 해.
(도토리 행구는 방법)
도토리를 다 말리고 까으면 도토리를 작은 냄비에다가 도토리를 넣고 차가운 물에 4번 행구는데 속 안까지 행거야 되. 4번 행구면 하루 동안 담가야되.
(도토리 갈으는 방법)
먼저 냄비에 도토리를 넣고 방앗간에서 도토리를 갈을 때 플라스틱 통에 갈루를 넣는다.
(찌꺼기 걸러내는 방법)
커다란 찜통위에 채를 올려 놓고, 체 위에 천을 놓고 그 다음 도토리 갈루를 천 위에 놓고 주걱으로 져은다. 다 했으면 찌꺼기를 버린다. 앙금이 가라 앉질 때 까지 물 가득채워 밖에 가라 안친다. 안 가라 안지면 소금물을 가득 채워 밖에 하루 동안 놓는다.
* 1학년 구해찬
아차산에서 도토리를 줍는다. 그런데 큰 도토리만 줍는다. 다람쥐 먹을 껀 남겨 준다. 그리고 나서 껍질을 깐다. 그리고 말린다. 그리고 물에 담거논다. 그리고 방앗간에 가서 갈은다. 그리고 걸러낸다. 앙금이 가라앉질 때 까지 기다린다. 3일동안 기다린다. 앙금을 남기고 물은 버린다. 그 다음에 큰 냄미에 다 가 앙금 1공기에 물 5 공기를 는다. 가스렌지위에 불을 부치고 끓인다. 그리고 주걱이 쓰러지면 ×고 않쓰러지면 OK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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