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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3-12 경향신문] 올봄 계간지 키워드는 연대·공동체·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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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하철 작성일14-05-13 00:55 조회2,1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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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3122105455&code=960201 


주요 계간지의 ‘2013 봄호’가 다룬 각각의 의제와 담론을 연결하는 말은 ‘연대’ ‘공동체’ ‘협동조합’ ‘사회적 경제’ 같은 것들이다. ‘역사비평’은 상호부조와 연대를 열쇠말로 뽑았다. ‘황해문화’는 시민운동, 격월간 ‘녹색평론’(3~4월호)은 농어촌과 도시농업 공동체를 주요 기획으로 다루었다. ‘문화/과학’은 가리타니 고진의 개념을 비판적으로 빌려 쓴 ‘어소시에이션(association·연합)’과 문화자립을 주제로 만들었다.

진단과 대안은 계간지마다, 글쓴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시장과 자본의 폐해를 비판하면서 대안의 삶과 가치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2012 대선에 대한 비판적 성찰도 녹아 있다. 정권교체와 야권 단일화 이슈에 밀려 배제되거나 잠복했던 ‘신자유주의 체제 극복 논의’를 재가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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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체제를 뛰어넘는 대안적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 사회에서도 협동조합이나 공동체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일고 있다. 공동육아협동조합인 성미산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상자쌓기 놀이를 하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역사비평’ 특집은 ‘상호부조와 연대의 역사’인데, 지난해 이 특집을 정했다고 한다. 이동기 편집위원은 “어떤 정당이 권력을 잡더라도 ‘더 나은 사회’의 진정한 관건은 인물이나 정책보다 우리 사회의 공동체적 연대 여부와 그 능력(의 복원)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자유와 평등, 또는 다르게 말해 민주주의와 복지에 대한 관심 못지않게 공동체 성원들의 집단적 결속과 상호의존 및 신뢰와 살핌을 통한 공존은 그 어떤 근대사회에서도 항상 화급한 과제이자 덕목”이라고 말했다.

강수택 경상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민들의 강한 연대정신을 바탕으로 견고한 사회적 결속을 이룬 ‘시민사회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연대 가치에 입각한 정치경제 체제를 현대 한국사회의 상황에 맞게끔 수립하는 전망과 이를 체계화하려는 새로운 연대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란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전문위원은 한국 근현대 협동운동 역사를 살피면서 “사회적인 상호부조의 관계망을 넓고 깊게 만드는 주체가 될 수 있는 실천을 하려면 생협 간, 운동세력 간 연대는 더 필요하다”고 했다.

‘황해문화’는 ‘시민운동의 역사 25년 : 시민 없는 시민운동을 넘어서’를 특집으로 올렸다. 이광일 편집위원은 “지금이야말로 시민운동의 자기부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그는 “1990년 초 시민운동, 특히 ‘진보적인 시민운동’이 자기 것으로 삼지 않고 슬그머니 놓아버렸던 신사회운동의 논리와 발상들, 즉 탈자본주의, 탈권위주의, 자율주의, 정치에 대한 새로운 이해 등이 지금 그들 운동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찰의 과정에서 필요한 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은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 등) 사회적 경제는 정부나 자본, 기업활동으로부터 자립할 수 있어야 지속가능하다”고 말했다.

‘문화/과학’의 권명아 편집위원은 “국가를 변혁하거나 진보 진영을 재구축하자는 거대한 공동체에 대한 담론이 여전히 팽배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와는 다른 새로운 공동체를 구축하려는 시도들도 지속되고 있다”며 특집을 소개했다. 문화 자립 운동에 방점을 둔 ‘문화/과학’ 특집은 자립음악생산조합, 예술인 소셜유니온, 문화귀촌운동 등 신자유주의체제에 맞서는 새로운 문화운동을 소개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대선 이후 박근혜 체제의 ‘안전사회’ 프레임, 진보정치 소멸의 원인, ‘지식-담론과 기술-장치의 낡은 패러다임’과의 단절이라는 세 가지 문제를 가로질러가는 문화운동의 구체적인 경로로 ‘문화적 어소시에이션을 위한 생산자-소비자연합운동’을 제안했다. 하승우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연구위원은 ‘협동조합’의 7원칙을 제시했다. ‘자발적인 개방적인 조합원 제도’ ‘민주적 관리’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등이다.

‘녹색평론’에 기고한 신보연 도시 농부는 ‘자급경제를 꿈꾸는 도시농부협동조합’에서 먹을거리 자급을 위한 협동사업과 마을공동체를 강조했다. 안철환 도시농업시민협의회 상임대표는 “우리의 도시농업은 다가올 식량위기, 에너지위기, 기후변화로 인한 잦은 자연재해를 대비하는 노아의 방주 운동이어야 한다”며 “생명이 살고 공동체가 복원되는 도시로 바꾸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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