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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8 오마이뉴스] 공동육아에서 졸업은 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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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9-04-16 18:00 조회8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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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보기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17224&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우리노리 어린이집 부천 소사본동에 성주산 자락에 자리잡은 우리노리어린이집은 부천에서 유일하게 사회적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이다.
▲ 우리노리 어린이집 부천 소사본동에 성주산 자락에 자리잡은 우리노리어린이집은 부천에서 유일하게 사회적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이다.
ⓒ 마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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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졸업의 또 다른 특징은 아이들만이 아니라 부모들도 그 슬픔과 기쁨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의 엄마, 아빠로서 기쁨과 슬픔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졸업의 주체로 졸업식 속에 참여하고 감정을 나눈다. 공동육아의 졸업은 아이만의 졸업이 아닌 부모의 졸업이기도 하다.

부모와 교사가 함께 키우는 어린이집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부모들이 아이를 돌보나요?"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낸다고 하면 흔히 돌아오는 질문 중 하나다. 좁은 의미의 공동육아는 공동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공동육아 어린이집에도 교사는 있다. 

 

 

 

공동육아에서는 부모와 교사들이 조합을 만들어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하지만 부모들은 주로 어린이집의 운영에 참여하고 보육은 교사들이 담당한다. 그렇다고 운영과 보육의 경계가 명확한 것은 아니다. 부모는 운영을, 교사는 보육을 중심으로 활동할 뿐 부모와 교사들은 언제나 운영과 보육을 포함한 어린이집 전반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다.

연차나 연수(공동육아 교사회는 연수가 특히 많다) 또는 각종 행사 등으로 교사의 공백이 발생할 때면 부모가 직접 보육에 참여해 교사들과 함께 아이를 돌보기도 한다. 이렇게 어린이집은 부모와 교사가 함께 조화를 이루며 이끌어 나간다. 졸업을 하게 되면 부모는 수 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정다운 어린이집과 이별하게 된다. 아이만 졸업하는 것이 아닌 부모도 함께 졸업하는 이유다.

지난 달 23일 경기도 부천 성주산 자락에 자리한 우리노리 공동육아어린이집에서 졸업잔치가 열렸다. 아이, 부모, 교사가 한데 얽혀 수년을 살아온 조직에서 졸업은 부모만도, 아이만도 아닌 한 가족과의 이별이다. 하지만 공동육아는 졸업을 잔치로 치른다. 이별이 아픔이 아닌 잔치가 될 수 있는 것은 공동육아가 추구하는 특별한 가치 때문이다.

'내'가 아닌, '우리' 아이를 위해

공동육아는 단순이 아이를 함께 키우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내'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나'가 아닌 '우리'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그 자체로 공동체다. '우리'라는 공동체에서 아이를 키울 때 비로소 공동육아가 된다. 더 나아가 이 공동체는 생활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부모의 삶에서 엄청난 부분을 차지한다.

누군가의 삶의 대부분을 함께 한다는 것은 생활공동체가 아니고는 감당할 수 없는 프로젝트다. 그렇기에 공동육아는 생활공동체를 추구한다. 그리고 생활공동체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공동체라는 물리적 공간 또한 필요하다. 각자 뿔뿔이 흩어져 살아가면서 생활공동체를 형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함의 추구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공동육아를 하는 부모들은 가급적 어린이집을 중심으로 마을을 형성하며 살아가고자 한다.

그렇기에 '나'가 아닌 '우리'로서 함께 살아가던 가정이 졸업한다는 것이 공동육아에 있어서는 슬픔 보다는 기쁨으로 다가온다. 우리와 함께 공동체를 이루고 자라던 가정이 보다 더 성장하여 다시 우리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 졸업이 잔치가 되고 왁자지껄한 축제가 되는 이유다.

토요일 일찍부터 부모들은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준비한다. 전날 미리 집에서 준비해온 각종 재료들을 각각 한 그릇에 모아 담고 밥을 한다. 언제나 잔칫날 주 메뉴는 비빔밥이다. 잔치에는 손님이 빠질 수 없다. 졸업잔치에는 졸업한 선배 조합원들이 찾아와 함께 축하를 나눈다.

안 그래도 좁은 어린이집에 졸업 선배들까지 모이면 발 디딜 틈이 없다. 이렇듯 다닥다닥 붙어 앉아 밥을 먹기 위해서는 한 대접 크게 비빔밥을 비벼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나누어 먹는 방법 밖에는 없다. 우리노리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잔칫날 비빔밥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노리 손님들 우리노리 어린이집은 행사 때 마다 졸업조합원 등 많은 손님들이 찾아와 함께 축하해 주고는 한다.
▲ 우리노리 손님들 우리노리 어린이집은 행사 때 마다 졸업조합원 등 많은 손님들이 찾아와 함께 축하해 주고는 한다.
ⓒ 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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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차려지는 동안 한 편에서는 공연이 진행된다. 재원생 송가와 졸업생 답가, 방별 공연 등은 여느 어린이집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지나간다. 하지만 여기서도 어김없이 공동육아만의 특별함은 나타난다.

부모들의 공연이다. 우리노리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는 아빠와 엄마들이 나누어 공연을 한다. 올해는 아빠, 엄마 모두 춤을 추었다. 아빠들은 짜라빠바 춤을 추었고 엄마들은 아모르 파티를 여사님과 경호원 콘셉트로 소화해 냈다.
  
아빠들 공연 우리노리 공동육아 어린이집 아빠들이 졸업잔치 공연으로 짜라빠빠 댄스를 추고 있다.
▲ 아빠들 공연 우리노리 공동육아 어린이집 아빠들이 졸업잔치 공연으로 짜라빠빠 댄스를 추고 있다.
ⓒ 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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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엄마 공연 엄마들이 아모르파티 음악에 맞춰 공연을 하고 있다.
▲ 졸업식 엄마 공연 엄마들이 아모르파티 음악에 맞춰 공연을 하고 있다.
ⓒ 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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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잔칫날 흥을 돋우고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준비다. 다들 생업에 종사하는 부모들이 공연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퇴근 후 늦은 밤 뿐이다. 아이와 행복한 삶을 살자고 모인 공동육아에서 저녁이나 주말에 아이들을 뒤로 하고 공연을 준비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대부분 퇴근 후 그것도 아이들이 잠든 늦은 밤 연습이 이루어진다.

부모들은 굳은 몸을 펴는 것에만 상당한 시간을 쏟아야 한다.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부모들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을 가지고 땀을 흘리고 숨을 헐떡이며 춤을 춘다. 그렇게 적게는 몇 주, 길게는 한 달이 넘게 몸을 맞추다 보면 다시금 하나의 공동체가 되고는 한다. 이렇게 잔치의 빈도와 공동체의 결속은 비례해 간다.

부모들 공연이 끝나면 새로운 학기가 시작하면서 새롭게 구성된 방담임 교사의 소개와 함께 졸업잔치는 끝난다. 이젠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우리노리 공동육아 어린이집이라는 끈으로 묶인 공동체의 뒤풀이가 시작된다. 2층으로 구성된 어린이집이 1층은 놀이방으로 2층은 술자리로 변신한다.

아이들은 일제히 1층으로 내려가 놀고 2층에서는 부모들의 흥이 달아오른다. 이렇게 밤이 늦도록 왁자지껄 소란을 피우다보면 뒤 늦은 한 해가 지나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 별도의 입학식이 없는 우리노리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는 이렇게 2월 말이 되어서 새로운 2019년이 시작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우리노리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운영위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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