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3 서울& ] “사립유치원의 대안, 협동조합형 모델 고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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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9-02-18 18:35 조회953회 댓글0건본문
http://www.seouland.com/arti/society/society_general/4335.html
스페인 헤에세데, 일 로코칸 사례
헤에세데, 학부모·교사·학생이
협동조합적 활동 통한 유기적 모델
로코칸, 지역재단 방식의 시민자산화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로 공익형 대안 보육·교육기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학부모 중심의 협동조합형 유치원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지난 11월6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공영형, 매입을 통한 공립화(매입형), 협동조합 유치원 등 세 가지 공공성 모델을 제시하면서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운영하는 협동조합 유치원에 많은 분이 관심을 갖고 도전해달라”며 적극 지원 의사를 밝혔다.
정부도 지난 10월30일 협동조합이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시설을 임차해 유치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대통령령을 바꿔 협동조합형 유치원의 물꼬를 텄다. 실제 노원구 상계동 꿈동산유치원은 지난해 설립자 사망으로 폐원 위기에 빠지자 학부모들이 직접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고 공무원연금관리공단 건물을 임대해 운영한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공익형 대안 보육·교육기관의 정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오는 18일 외국의 전문가를 초청해 토론회(콜로키엄)를 연다. 지난 10월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국제사회적경제포럼(GSEF)에서 발표한 헤에세데(GSD, Gredos San Diego Cooperativa, 그레도스 산디에고 협동조합) 학교와 11월 보육 사회적경제조직이 방문한 일본 오사카의 어린이집·유치원 연계형 세에아이엔 유치원의 사회복지법인 로코칸 사례가 소개된다.
이은애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현재의 영·유아 보육과 유아교육 문제는 CCTV(폐회로텔레비전) 설치, 회계 감독 등 공공의 감시와 규제로만 풀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회가 아이를 함께 키운다는 인식 전환이 중요하기에 다양한 참여 방식에 대해 상상과 논의를 시작해보는 자리”라고 설명한다. 이 센터장은 “스페인 헤에세데 학교는 교육 분야의 참여적 거버넌스의 사례로, 일본 로코칸은 지역재단 형식의 시민 자산을 기반으로 공공성이 중요한 보육과 교육 서비스를 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협동조합 모델을 통한 변혁, 함께 창조하기’를 주제로 발표하는 호르헤 데라카예 국제교류전략팀장은 ‘헤에세데는 학부모, 교사, 학생이 협동하며 활동하는 유대적 포괄 모델’이라고 정의한다. 교직원협동조합인 헤에세데의 조합원은 1985년 18명에서 2018년 현재 1100명(전체 약 80%)에 이른다. 헤에세데는 마드리드에 8개 학교를 설립해 영·유아(4개월~6살)부터 고등학생까지 1만5천 명에게 교육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아침 식사와 방과후 활동은 물론 저녁 시간에는 지역주민을 위한 평생학습 프로그램도 있다.
지난 10월 헤에세데를 방문했던 주수원 전국학교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정책위원은 “우리나라에서도 학부모, 교사, 지역주민이 함께 학교의 주인이 되기를 결심한다면 협동조합을 통해 새로운 학교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주 위원은 토론에서 헤에세데 모델의 시사점과 현재 매점 운영 중심의 학교협동조합이 협동조합 학교로 넓혀가야 할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일본 오사카 사회복지법인 로코칸과 세에아이엔 유치원 사례는 노치마 지에코씨가 소개한다. 그는 유치원 원장을 지냈고 현재는 교육과 보육을 맡고 있다.
오사카 아와지 지역은 1953년 교회에 딸린 작은 유치원을 만들어 지역사회가 아이를 함께 키우는 공동 보육을 했다. 1970년대 중반 사회복지법인 로코칸을 만들어 유치원을 법인화했고, 주민 모금도 함께 이뤄졌다. 로코칸은 지역 아이들 공동 보육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이주노동자 자녀 등 통합 교육 유치원으로 나아갔다. 현재 장애인 쉼터, 노동통합형 사회적기업도 운영하며 직원은 400여 명에 이른다.
세이아이엔의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에서도 공동보육은 활발하게 이뤄지는 편이다. 사단법인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공공교)이 1994년 국내에서 처음 협동조합 방식으로 보육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전국 80여 곳 어린이집에서 공동육아를 하고 있다. 공공교의 이송지 이사는 토론에서 부모, 교사,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보육·교육 기관이 되기 위해 “지역사회 위원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활성화하고, 부모회와 교사회를 만들어 상호 협력 관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 밖에 최선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구3), 영·유아 권익단체 ‘아이들이행복한세상’의 김영명 고문, 하태욱 건신대학원대 교수(대안교육학)도 토론자로 나선다. 발표와 토론에 앞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유용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의 장하나 공동대표가 ‘아동-부모-교사-지역이 행복해지는 보·교육 환경을 만들자’는 주제로 발표한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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