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인류에게 미래는 있는가?
핵의 세계란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발딛고 사는 세계 ― 원자핵의 안정성을 토대로 해서 비로소 이루어진 세계에, 거대한 파괴력을 갖는 이물질을 감히 투입함으로써 지구 생물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것이다. 핵폐기물, 방사성물질은 인류역사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긴 기간 동안 절대로 안전하게 관리되어야 하는 물질이다. 그런 보장 없이는 ‘처리(폐기)’란 성립조차 안된다. 다카기 박사는 이것을 ‘화장실 없는 맨션아파트’라고 적절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불가사의하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탈(脫)원자력은 안되는 게 아닌가, 불가피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바로 이런 분위기가 ‘신화의 세계’ 속에 사람들이 갇혀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다카기 박사는 진단한다. 핵화학자이며 원자력 반대운동을 해온 그는 자신조차도 원자력문제를 근본적으로 과소평가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단순한 비판을 넘어 원자력의 본질을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고자 병상에서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반핵운동가, 시민과학자 다카기 진자부로가 일각이라도 빨리 인류가 원자력시대에 종지부를 찍기를 바라며 후세대에게 남기는 마지막 메시지이다.
“원자력은 안전하다”, “무한에너지를 만든다”, “싸다”,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 심지어 “원자력은 깨끗한 에너지로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라는 신화들이 진실인가 거짓인가를 하나하나 흥미진진하게 점검하여 나가보면, 인류문명의 필연적인 선택은 어느 쪽이어야 하는가는 자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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