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란 사람에게 해를 끼치거나 신비로운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를 가리킨다. 이러한 요괴는 비단 「전설의 고향」같은 픽션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인간이 만든 다양한 요괴들이 인간 사회를 위협하고 우리들의 삶의 터전을 공격한다. 『88만원 세대』로 한국사회에 대한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시도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과 자연 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상한 존재들을 하나하나 파헤친다.
이 책에서 만날 요괴들은 크게 보아 두 종류, 즉 ‘세계의 메이저급 요괴들’과 ‘한국의 개발요괴’로 나뉜다. 대기업과 이윤이라는 가치는 흡혈귀로, 자신을 창조해준 인간을 죽이고 스스로 북극으로 사라져간 괴물 프랑켄슈타인을 첨단 과학기술이 빚어낼 끔찍한 사태의 은유로 바라본다. 또한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돈과 아파트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한국사회의 모습을 '한국의 개발요괴'라 칭한다.
저자는 이러한 생태요괴들이 난립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대처하는 방법으로 '넓게 생각하고 좁게 살기'라는 방법을 제시한다. 과시적 욕구로 가득찬 본능과 마케팅에 의해 급조된 욕망의 지시에 따라 사는 것이 '넓게 살기'이며, 그 반대가 '좁게 살기'이다. '스펙 경쟁'과 '입시 경쟁'을 넘어,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평온하게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는 시대, 그런 시대는 생태요괴들과 싸움에서 이길 때 가능하다. 이미 이 싸움에서 패배한 기성세대들이 아닌, '다음 세대'를 통해 이러한 사회를 만들어 가야한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요괴들의 천국인 한국사회에 퇴마를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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