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출판단지에서 하는 하우스콘서트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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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nain (180.♡.211.63) 작성일13-09-05 14:06 조회4,449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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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1일,
그 날, 특별한 약속이 있으신가요?
아니, 금요일 오후니 이제부터라도 슬슬 무슨 약속이든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페라와 하룻밤, 사랑에 빠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사실 우리는 이렇게 이르게 오페라 공연을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목관 4중주, 하프와 피아노, 해금과 기타, 유진박의 바이올린, 안데스 민속 악기 연주, 영화 속의 탱고…..지금 우리가 현재 섭외하고 있는 하우스 콘서트 연주 대상들입니다.
오페라는 멀찍이 미뤄두었지요.
아마도 부지불식간에 ‘오페라는 사람들이 낯설어하고 어려워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어떻게 그 모든 빛나는 연주들을 제치고 오페라가 우리 포도나무예술조합의 두 번째 무대가 되었을까요.
하우스 콘서트를 준비 중이던 지난 4월의 어느 토요일,
선배 한 분이 두 가족이 함께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하는 공연을 함께 보러 가자고 하더군요. 오페라 갈라 콘서트라네요.
잠시 망설였어요.
우선은 제가 그다지 오페라를 좋아하지 않았고 이런 저런 공연에 꽤 끌고 다닌 두 아이(11살. 9살)도 오페라는 처음이었기에
지루해 하면 어떡하나 하는 우려 때문이었지요.
한 마디로 어른도 지루해하는데 아이들은 오죽하랴….뭐 그런 생각이 든 거지요.
그런데, 갈라 콘서트라서 재미 있을 거라는 음악 전공한 선배의 강권에 못 이겨 차 밀리는 토요일 낮 서울역사박물관이 소재한 광화문으로 가게 되었지요.
돌아보면 제 인생에서 지레짐작이 영양가 있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공연 과정은 놀라움의 연속이었으니까요.
첫 째, 문 넓고 천정 높아 다소 산만해 보이는 박물관 로비에 가득 들어찬 사람들을 보았을 때였습니다.
준비된 의자는 이미 빈자리가 없었고 그 뒤로 고개를 빼들며 둘러선 사람들, 자리를 못잡자 아예 무대 가까이 맨 바닥에 빙 둘러 앉은 사람들…….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페라를 저렇게 좋아했던가….하는 의문과 ‘혹시 무료라서?’ 하는 의심이 동시에 스쳤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한 시간 넘는 공연 내내 보여준 모습들은 ‘무료라 시간을 때우기 위해 들른’ 이들한테서 나올 수 없는 표정들이었습니다.
둘 째, 제가 짐작했던 무대가 아니었습니다.
소프라노와 테너가 번갈아 가며 유명 오페라의 아리아를 불러주는데 모르는 곡 반, 아는 곡 반이었습니다.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의 아리아’나 카르멘의 ‘투우사의 노래’ 춘희에서 나오는 ‘축배의 노래’등은 광고나 영화에서 하도 들어 귀에 익었지만 마이어베어의 ‘아프리카의 여인’같은 아리아는 오페라 제목 자체도 생소했습니다.
그런데 아는 곡이든 모르는 곡이든 공연 내내 저는 한 순간도 시선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라는 ‘사람의 목소리’가 그(그녀)의 긴장된 가슴을 지나 더운 숨결을 타고 바로 코 앞에서 제게 뿜어지는데 그 열기가 제 온 몸을 덥히는데 어떻게 고개를 돌릴 수 있을까요.
아이들도 마찬가지였을까요.
두 아이 모두 한 시간 여 동안 전자오락을 막 시작한 아이들처럼 몰입해 있었습니다.
심지어 제 둘째 아이는 한 시간 공연이 다 끝나고 나서 한 첫 일성이 ‘ 왜 이렇게 짧아?’ 였습니다.
아마, 아이의 그 말을 듣는 순간이었을 겁니다. ‘아, 이 공연을 우리 하우스 콘서트 무대에 올렸으면 좋겠다 ’고 원을 품었던 것이.
대공연장의 드높은 무대 위에서 본 오페라는 ‘연기하는 배우’들을 만난 느낌이었다면
관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없앤 콘서트에서 만난 오페라는 ‘노래하는 영혼을 직접 만지는 느낌’ 이었습니다.
‘명품 오페라의 아리아’ 공연을 하자고 음악감독이 결정을 내렸을 때 저는 기뼜습니다.
제가 느꼈던 그 감동을, 하우스 콘서트에서만이 만날 수 있는 그 전율을, 드디어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우리 예술조합 음악감독의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족 콘서트’에 맞는 ‘쉬운 오페라, 재미있는 오페라 그러면서 감동과 전율을 줄 오페라 ’의 무대를 꾸며줄 성악가 섭외가 쉽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어렵게 섭외가 된 뒤에도 음악감독의 고민은 계속 되었습니다.
‘성악가들이 워낙 자기 세계가 분명한 사람들이라 ‘쉽고 재미있는 오페라’ 에 대해 선뜻 공감해줄 것인가.
테너 김기선, 소프라노 차인경은 유럽에서 공부한 뒤 유럽무대의 주인공으로 활약해온 세계적인 성악가들인데 이 작은 무대에서 오페라가 낯선 관객들을 위해 눈높이를 낮춰줄 것인가’
고민은 기우였습니다.
지난 달 오월 중순, 강남의 한 음식점.
평범한 옷 차림으로 시간을 정확히 지켜 들어선 성악가 김기선, 차인경씨,
그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말했습니다.
‘ 하우스 콘서트 같은 무대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
‘ 관객을 가까이서 만나는 하우스 콘서트가 좀 많았으면 좋겠어요 ’
그리고 공연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 하우스 콘서트에서는 어려운 노래 하면 안돼요! 관객이 좋아하는 노래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춤도 추고 연기도 할 거예요! 관객들 바로 앞에서요!’
우리가 원했던 말, 우리가 원했던 무대를 그들이 먼저 생각하고 꿈꾸고 있었던 겁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무대를 향한 뜨거운 눈길이 느껴지고 그들의 더운 박수소리가 쩡쩡 울리는 행복한 환청을 잠시 느꼈습니다.
자, 이제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만 함께 해주신다면,
6월 21일 금요일 밤을 예약해 주신다면
우리의 두 번째 하우스 콘서트는 완성될 것입니다.
바로 그 날,
당신과 가족, 혹은 친구와 연인들이 만날 사람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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