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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와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를 위한 놀이프로그램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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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alpaengi (180.♡.211.63) 작성일06-05-26 13:13 조회3,8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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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어린이집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례입니다.

5,6,7세 통합교육을 하고 있는 반일제 공동육아 어린이집입니다.

올해 초, 6세 여자아이(눈송이)가 새로 들어 왔는데, 이 아이가 지금까지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현재 6세는 7명인데 그중 여자아이가 4명입니다.
그 중 두명(새롬이, 무지개)은 서로 제일 친하고 좋아하는 친구라고 할 정도로 친한 짝꿍입니다. 나머지 한명(햇님)도 이 두아이와 제법 친하게 지내면서 놉니다.

눈송이는 햇님과는 그럭저럭 어울리기도 하면서 노는데, 새롬이와 무지개와는 잘 어울리지 못합니다. 새롬이와 무지개가 일부러 눈송이를 따돌리는 것은 아니고 그냥 '싫다'고 합니다. 햇님도 새롬이와 무지개와 같이 있을 때면 눈송이를 슬쩍 따돌리며 놉니다. 그렇게 눈송이를 따돌리는 것을 재미있어 하는 듯 보입니다.

그렇다고 전혀 어울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고, 같이 놀이를 하면서도 눈송이는 언뜻언뜻 그 놀이에서 배제되는 듯 합니다.

눈송이는 말을 잘 합니다. 언니 오빠에게도 '바른 말'을 잘 해서 미움을 삽니다.
새롬이와 무지개의 말을 빌자면, '눈송이는 같이 놀자고 하면 싫다고 하면서, 나중에 또 같이 놀자고 해. 이랬다 저랬다 해서 싫어!'라고 합니다.

눈송이가 아이들 사이의 규칙을 잘 지키지 않아 아이들이 눈송이를 싫어하는 듯도 합니다.

눈송이가 아이들과 가장 잘 어울릴때는 '강아지놀이'를 할 때 입니다.
눈송이는 곧잘 '강아지'흉내를 냅니다. 강아지가 되어서 네발로 기어다니고 강아지처럼 낑낑대거나 짖습니다. 아이들은 그럴때는 강아지가 된 눈송이와 정말 잘 놉니다. 강아지 목에 끈을 묶어서 끌고 다니기도 하고, 예쁘다고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엉덩이를 때리기도 하면서 즐거워합니다.

이 '강아지 놀이'에서 다른아이들도 강아지 역할을 하지만, 눈송이는 늘 강아지 역할 만 합니다.

교사도 이 여자아이 네명이 서로 잘 어울려 놀기를 바래서, 너무 친한 무지개와 새롬이를 떨어뜨려 놓기도 하지만, 별로 효과가 없었습니다. 지금 교사의 의견은 '그래도, 시간이 지날 수록 아이들이 잘 어울린다. 좀더 기다리면 아이들 스스로 잘 어울려 놀 수 있을 것이다.'입니다.

그런데, 눈송이 엄마의 말을 듣고 나서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눈송이는 요즘 들어서 부쩍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한답니다.
게다가 눈송이 부모가 그 '강아지 놀이'가 좀 걱정스러워 그동안 그냥 죽 지켜보다가 며칠전에 눈송이에게 물어보았답니다.
'눈송이, 그 강아지 놀이 재밌어?'
'응'
'왜?'
'그냥... 강아지 놀이할때만 아이들이 날 좋아해..'

그리고. 어린이집에 다니고 부터 손가락을 빠는 버릇이 생겼다고 합니다.
왜 손가락을 빠느냐고 물었더니, 다시 아기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아기가 되서 엄마뱃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다고 합니다.

이 얘기를 듣고 제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그 아이의 마음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생각하니...

눈송이 엄마에게 교사와 상담을 해 보라고 권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아이엄마는 교사에게 그리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습니다. 아마도 교사는 '아이들이 적응하는 과정이다. 지금 아이들의 관계가 처음보다 좋아지고 있다. 좀더 지켜보자'고 할 것이다고 합니다. 제 생각도 그리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당사자인 아이 엄마가 그것도 신입조합원인 엄마가 직접 이런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아, 제가 좀 옆에서 거들어 줄까 싶습니다.

그래서 사전에, 이와 같은 사례가 다른 어린이집에서도 있는지.. 해결방안이 있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눈송이와 같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더 잘 적응하도록 할 수 있는 놀이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답글을 많이 해 주세요.
끝으로, 저는 '새롬이와 무지개'중 한명의 엄마랍니다.
눈송이 엄마는 이 문제 때문에 공동육아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것이 아이를 더 괴롭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고민도 하고 있습니다.
눈송이가 지금 겪고 있는 마음고생이 적응과정이라고 하기에는 좀 가혹합니다.
여러 사람들의 좋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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