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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 천막농성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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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콩쥐 (180.♡.211.63) 작성일03-02-04 16:11 조회3,7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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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 천막농성 일지





0일째. 1월 29일(수요일)

9시 벌목공사 시작 : 새벽 영하 14도까지 내려가는 추워진 날씨에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의 지침아래 효림종합건설(주) 노무자들은 경찰과 용역업체 직원을 거느리고 2시간 만에 성미산 정상 9000평을 메우고 있던 10-20여 미터가 넘는 30년 이상 된 수목 약 1000여 그루나무를 기습적으로 벌목공사. 나무가 베어진 성미산을 보면서 동네사람들 모두 슬픔에 목이 메어...

11시 30분, 구청장 항의방문 : 20여명의 성미산 지킴이는 기습적 벌목공사에 대해 마포구청장 항의방문. 구청장은 자신의 공약을 팽개치고 "물이 필요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공사를 중지시키겠다"말하고 죄지은 사람처럼 도망...

15시 30분, 서울시청 항의방문 : 동네사람들과 애들을 포함한 성미산 지킴이 30여명이 서울시청에 항의방문. 1시간 가량 항의 끝에 상수도사업본부와 면담하였지만, "벌목이 되었으니 이제 배수지 지어야 한다"고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지만 우리의 강한 항의에 일단 대책위와 협의 전까지 공사 중단하겠다고 구두로 약속함.

20시 30분, 전체대책회의 : 천막농성과 2월 4일 서울시청 항의방문을 결의. 그리고 설연휴 반납과 성미산에서 합동차례를 지내기로...

1일째. 1월 30일(목요일)

7시 천막농성 시작 : 추운 날씨에 모인 20여명의 지킴이들...베어진 나무를 보면서 눈 덮인 성미산 정상에 천막을 치고 농성장을 만듦. 시간이 지나면서 동네사람들이 농성을 위해 갈탄난로, 탁자, 식기도구 등을 가지고 산에 올라옴. 성미산에 오신 주민들 잘려진 나무를 보며 분노했고 우리에게 따뜻한 격려의 마음을 보내주었다. 다음날부터 철야농성을 결의하며 첫날을 마감.....

20시 성미산 대책위원회회의 개최 : 전날의 전체대책회의 결정사항을 힘있게 집행할 것과 이후 지역주민과 함께 성미산을 지키기 위해 각 단위별로 자신의 역할을 최대한 발휘할 것을 결의. 그리고 2월 4일 항의방문과 2월 8일 주민 촛불시위 결정. 천막농성단장(용빈아빠)도 결정되고...

2일째. 1월 31일(금요일)

다시 모인 지킴이들... 설연휴와 추위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보도자료를 만들고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전개. < MBC 특별한 아침 >과 <인터넷 언론-프레시안>에서 '설연휴 반납한 성미산 지킴이들'을 취재하러 옴. 천막농성장과 농성단원,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감... 오늘 하루도 갈탄난로는 더욱 따뜻하게 우리를 지켜줌. 저녘의 노을은 서편하늘을 너무나 붉게 물들이고... 철야농성에 3명의 지킴이들 새벽추위를 이기면서 성미산의 어둠을 밝혔다.

3일째. 2월 1일(토요일), 설날

10시 성미산 산제겸 합동차례 : 성미산 지킴이 30여명은 산제와 합동차례를 위해 단을 꾸미고 각자 집에서 만들어 온 음식으로 차례상 차림. 성미산을 자연숲으로 지키기 위한 마음을 담아서 대책위원장이 제문을 낭독하고 절을 함... 원래 KBS에서 취재하기로 했지만, 여건이 맞지 않아서 2월 3일에 오기로 함... 우리의 뜻이 하늘에 통했는지 날씨는 봄날처럼 포근해짐.. .성미산에는 "성미산을 지켜내자"라는 구호가 가득 울렸다.

오후 : 설날이었는데도 많은 주민들이 산에 올라옴. 성산동에 사는 아주머니 한 분은 벌목된 성미산을 보고서 자신의 가슴을 에이는 듯한 아픔을 느끼고 슬퍼지만 의연한 성미산 지킴이들을 보고서 다시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함. 모금함에도 주민들의 성금이 모이기 시작하고, 다음날 있을 선전물도 준비하고... 두번째 철야농성 지킴이들 새벽추위를 이기면서 성미산의 어둠을 밝히다 분신할 뻔한 사고를 경험... 산신령이 보우하사 모두 무사함. 우리 생애에 이런 설날을 다시는 경험할 수 없으리라.

4일째. 2월 2일(일요일)

오전, 모여드는 사람들 : 더욱 포근해진 날씨속에서 설연휴를 일찍 끝낸 우리 성미산 지킴이들 애들을 데리고 오전부터 천막농성장으로 모여듦... 60여명의 지킴이들의 예술적 감각은 오늘 더욱 빛났다. 작은 문구들로 예쁜 포스터들을 만들고... 우리 모두의 소원을 담은 글들을 텐트 주변에 걸었다.

14시 동네 한바퀴 : 60여명의 우리 지킴이들이 성서초등학교 정문부터 피켓을 들고 '시청앞 주민규탄대회(2월 4일)' 홍보물을 붙이면서 성산동과 망원동 주변 주민들을 만남. 그리고 구청앞에서 구청장에게 최후 통첩. 선전전을 마치고 농성장에서 최대의 노동으로 명명된 '갈탄옮기기(30kg)'에 나선 지킴이들... 산에 오를 때마다 텐트야영을 위해 갈탄 한 가마니씩 나르고... 성미산의 천막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다시 모여들기 시작. 오늘 성미산에 벌목 이후 최대의 인파가 모였다.

20시 성미산 텐트 농성장 : 8시부터 자정까지 동네 사람들 10여명이 천막을 지키고 아저씨 세 명이 제비뽑기로 당첨. 야영순번 정해서 공지함.






2003/02/03 오전 01:23
ⓒ 2003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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