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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간의 성미산 천막농성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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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jh195 (180.♡.211.63) 작성일03-02-18 01:52 조회3,8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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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농성 일지]

0일째. 1월 29일(수요일)
>> 9시 벌목공사 시작 : 새벽 영하 14도까지 내려가는 추워진 날씨에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의 지침아래 효림종합건설(주) 노무자들은 경찰과 주)백송산업개발 용역업체 직원을 거느리고 2시간 만에 성미산 37000평 중 정상 부분 9,000평을 메우고 있던 10-20여 미터가 넘는 평균 30연년의 수목들 2천 4백여 그루를 기습적으로 벌목공사. 나무가 베어진 성미산을 보면서 우리는 모두 슬픔에 목이 메어...

>> 11시 30분, 구청장 항의방문 : 20여명의 성미산 지킴이는 기습적 벌목공사에 대해 마포구청장 항의방문. 구청장은 자신의 공약을 팽개치고 "물이 필요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공사를 중지시키겠다"말하고 죄지은 사람처럼 도망... 아무래도 주민의 불호령과 회초리를 맞아야 정신을 차릴 것 같았다.

>> 15시 30분, 서울시청 항의방문 : 주민과 애들을 포함한 성미산 지킴이 30여명이 서울시청에 항의방문. 서울시는 모든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고 고양이에 걸린 쥐처럼 숨기만 함. 1시간여의 항의 끝에 상수도사업본부와 면담하였지만, "벌목이 되었으니 이제 배수지 지어야 한다"고 앵무새처럼 떠버림. 하지만 우리의 강한 항의에 일단 대책위와 협의전까지 공사중단하겠다고 구두로 약속함. 우리가 무섭게 말을 하기는 했지만.... "죽을 각오로 막겠노라고....."

>> 20시 30분, 전체대책회의 : 천막농성과 2월 4일 서울시청 항의방문을 결의. 그리고 설연휴 반납과 성미산에서 합동차례를 지내기로... 회의에 모인 30여명의 성미산 지킴이는 역시 의연했다. 22시에 넘어서 오마이뉴스에 우리의 첫기사가 실림.

1일째. 1월 30일(목요일)
>> 7시 천막농성 시작 : 어제 처럼 추운 날씨에 모인 20여명의 지킴이들...베어진 나무를 보면서 눈덮인 성미산에 정상에 올라 천막을 치고 각자의 역할에 따라 농성장을 만듬. 붉게 떠오르는 태양이 새로운 희망으로 타올랐다. 사람들 속에 해결책이 있다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합원들은 농성을 위해 갈탄난로, 탁자, 식기도구 등을 가지고 산에 올라옴. 성미산에 오신 주민들은 분노했고 우리에게 따뜻한 격려의 마음을 보내주었다. 다음날부터 철야농성을 결의하며 첫날을 마감.....

>> 20시 성미산 대책위원회회의 개최 : 전날의 전체대책회의 결정사항을 힘있게 집행할 것과 이후 지역주민과 함께 성미산을 지키기 위해 각 단위별로 자신의 역할을 최대한 발휘할 것을 결의. 그리고 2월 4일 항의방문과 2월 8일 주민 촛불시위 결정. 천막농성단장(용빈아빠)도 결정되고.....

2일째. 1월 31일(금요일)
>> 다시 모인 지킴이들....설연휴와 추위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보도자료를 만들고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전개. 과 <인터넷 언론-프레시안>에서 '설연휴 반납한 성미산 지킴이들'을 취재하러 옴. 천막농성장과 농성단원,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감... 오늘 하루도 갈탄난로는 더욱 따뜻하게 우리를 지켜줌. 저녘의 노을은 서편하늘을 너무나 붉게 물들이고..... 지킴이들 철야농성하며 새벽추위를 이기면서 성미산의 어둠을 밝혔다.

3일째. 2월 1일(토요일), 설날
>> 10시 성미산 산제겸 합동차례 : 성미산 지킴이 30여명은 산제와 합동차례를 위해 단을 꾸미고 각자 집에서 만들어 온 음식으로 차례상을 만들고 우리의 성미산을 자연숲으로 지키기 위한 마음을 담아서 대책위원장이 제문을 낭독하고 절을 함.... 원래 KBS에서 취재하기로 했지만, 여건이 맞지 않아서 2월 3일에 오기로 함..... 우리의 뜻이 하늘에 통했는지 날씨는 봄날처럼 포근해짐....성미산에는 "성미산을 지켜내자"라는 구호가 가득 울렸다.

>> 오후 : 설날이었는데 많은 주민들이 산에 올라오고 이제는 성미산을 지킬 수 있다는 용기를 찾기 시작함. 성산동에 사는 아주머니 한 분은 벌목된 성미산을 보고서 자신의 가슴을 에이는 듯한 아픔을 느끼고 슬퍼지만 의연한 성미산 지킴이들을 보고서 다시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함. 모금함에도 주민들의 성금이 모이기 시작하고, 다음날 있을 선전물도 준비하고.... 두번째 철야농성 지킴이들 새벽추위를 이기면서 성미산의 어둠을 밝히다 분신할 뻔한 사고를 경험.... 산신령이 보우하사 모두 무사함. 우리 생애에 이런 설날을 다시는 경험할 수 없으리라.

4일째. 2월 2일(일요일)
>> 오전, 모여드는 사람들 : 더욱 포근해진 날씨속에서 설연휴를 일찍 끝낸 우리 성미산 지킴이들 애들을 데리고 오전부터 천막농성장으로 모여듬... 60여명의 우리 지킴이들의 예술적 감각은 오늘 더욱 빛났다. 작은 문구들로 예쁜 선전물들을 만들고... 우리 모두의 소원을 담은 글들을 농성장 주변에 설치하고.... 새끼 성미산 지킴이 들은 성미산에서 동심을 발산하면서 성미산에 웃음이 넘쳐나게 했다.

>> 14시 주민 선전전 : 60여명의 우리 지킴이들 대책위원장의 사회아래 경과보고와 이후 일정과 각자의 역할을 숙지하고 성서초등학교 정문부터 피켓을 들고 '시청앞 주민규탄대회(2월 4일)' 홍보물을 붙이면서 성산동과 망원동 주변 주민들을 만남. 그리고 구청앞에서는 구청장에게 최후 통첩을 함.... 선전전을 마치고 농성장에서 최대의 노동으로 명명된 '갈탄옮기기(30kg)'에 나선 지킴이들...역시 힘좋다. 성미산의 천막농성을 중심으로 우리의 싸움이 재정비되고 주민들이 다시 모여들기 시작. 오늘 성미산에 벌목이후 최대의 인파가 모였다. 이 불씨가 성미산을 주민들로 가득 메우게 하리라.

5일째. 2월 3일(월요일)
설연휴가 끝나자 산에 오시는 어르신들이 새벽부터 난로 주변에 철야에 지친 성미산 지킴이들을 격려. 아침부터 중앙일보에서 취재를 나와서 우리의 싸움을 적극적으로 취재. 어린이들이 나들이 나오고 성미산에 사람이 붐빈다. 벌목된 성미산에 생기가 돌고 새로운 희망이 보인다.

우리의 엄마들 드디어 성미산에 영혼을 새기는 예술작업을 진행하고, 주민들과 아이들의 소원을 농성장 주변에 걸고... 농성장은 사람들의 울림이 넘쳐나고 있었다. 그리고 산에 30년째 오시는 고만운 어른신 한분이 시민의 방송 기자를 직접 데리고 와서 취재. 그런데 이상한 아저씨 하나가 와서 '나무 베라고 시비건다' 하지만 우리의 의지만 높여준 꼴이 됨. 사람이 붐비더니 드디어 KBS 9시 뉴스(권혁주 기자)에서 취재를 나오고, 한겨레21에서도 오고, 애들은 더욱 신이나서 성미산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설연휴를 반납하고 시작한 우리의 천막농성이 드디어 결실을 하나씩 맺어간다. 설연휴가 끝났지만 우리의 철야농성단은 변함이 없다.

6일째. 2월 4일(화요일)
>>시청앞 규탄대회 : 드디어 오늘은 우리의 전체 행동이 있는 날.... 아침 태양은 더욱 이글거리면서 떠오르고.... 오전부터 우리의 발걸음은 이미 시청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SBS 모닝와이드 팀이 우리의 일과를 취재 나옴. 성미산 지킴이들은 진지한 모습으로 덕수궁앞 주민규탄대회를 준비. 12시 덕수궁앞에 모인 150명의 아이, 청년, 엄마와 아빠, 어른신 모두 한목소리로 "성미산을 지켜내자". 그 목소리에 시청앞이 출렁거리고... 우리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많은 방송과 기자들이 모여들고.... 성미산을 파괴하지 말라는 아이의 메아리와 우리의 대책위원장의 뜨거운 눈물.... 너무나 감동적인 성미산 지킴이들... 우리의 결연한 의지는 드디어 만천하에 전해짐.

우리의 결연한 의지와 항의를 전달한 지킴이들 성미산으로 돌아 왔지만, 방송국과 기자들은 계속 모여들어 우리를 취재함.... 밤늦게 까지 계속된 촬영과 인터뷰... 하지만 너무나 즐거웠다. 승리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었으니까. 경향신문, 국민일보, KBS2 8시, KBS1 9시 언론은 우리의 투쟁을 널리 알림. 하지만 성미산 지킴이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밤늦게 홍보물 작업과 새로운 시작을 준비. 철야농성은 오늘도 계속되었다.

7일째. 2월 5일(수요일)
어제의 성과는 아침햇살과 함께 SBS 뉴스와 모닝와이드, 중앙일보와 한계레 신문이 까지처럼 기쁜 소식을 전해줌.... 언론의 조명은 계속 오늘도 계속 이어짐... 우리의 이야기도 뉴스와 방송 내용으로 이야기 꽃을 피우고... 더불어서 우리의 부족한 부분도 평가해 보고... 오전부터 언론을 통해 성미산 소식을 접한 많은 주민들이 성미산을 보러왔다.....그리고 그 처절한 벌목에 분노하면서 성미산 지킴이들 에게 마음으로부터 지지와 격려의 뜻을 전해주고... 홍보물이 나오고 서명운동도 시작되고...

성서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에 만난 학부모들은 배수지와 아파트 공사 소식을 전해듣고서 아이들에 대한 걱정의 마음을 담아 성미산 개발반대의 뜻을 적극적으로 보여줌... 교장선생님도 농성장을 찾아주시고, 마포구청은 간부대책회의도 하고.... 오늘 산에서 만난 주민들 모두 이번 토요일 성미산 주민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의사를 표명해주신다. 아마도 2월 8일은 성미산에 주민들로 넘쳐 날 것 같다... 그래도 성미산 지킴이들 자만하지 않고 성미산을 지켜내기 위한 승리의 비결을 밤늦도록 논의.... 밤늦게 먹을 것을 들고서 찾아 주시는 주민들 덕에 성미산의 밤은 너무나 포근했다. 철야농성은 오늘도 멈추지 않는다.

8일째. 2월 6일(목요일)
새벽에 오신 주민분이 오리털 파카(영 소시에) 6벌을 기증에 우리의 마음은 따뜻해지고, 마포의 허파가 잘려나갔다는 한국일보 기사소식을 전해주는 어르신의 목소리에 격려의 마음이 전해지고... 오전에 먹을 것과 플랭카드를 들고서 환경운동연합에서 지지방문을 나옴. 점심에 드디어 천막농성장에 전화 2대 가설.
오후에 아주머니 세분이 우리를 공사관계자로 오해하고 지나가려다가 성미산 지킴이라고 소개했더니 벌목된 성미산이 넘 가슴아프다고 눈물을 흘리면서 우리를 격려해 주고, 성금을 봉투에 담아서 찾아오시는 어른신들고 많아지고... 어제부터 시작한 서명운동에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고... 즐거운 소식하나 MBC 화제집중에서 취재나오기로 함. 밤 늦게 모인 20여명의 지지방문과 철야조들은 서로의 마음을 녹이면서 밤늦도록 갈탄난로에 고구마를 구워먹으면서 성미산과 삶에 대한 이야기로 밤을 밝히고.... 이제 천막농성은 서서히 투쟁의 중심지로 변해가고 있다.

9일째. 2월 7일(금요일)
새벽부터 편의점하는 아들을 둔 어른신이 김밥과 먹을 것을 한 아름 안겨주시고, 저번에 이어 두 번째로.. 아마 편의점에서 하루 팔 정도의 양으로 보인다. 이런 분들의 모습에서 성미산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또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오전부터 시민일보에 이어 YTN도 인터뷰 나오고... 오늘도 어른신들의 작지만 소중한 성금은 오늘도 계속되고... 민노당과 개혁국민정당의 지지방문과 도움도 하루하루 더해가고... 오후에는 일기예보에서 비소식이 들려오면서 우천계획도 마련하고... 내일 있을 성미산 정상에서 촛불집회 준비(문화공연준비, 주민홍보, 집회준비 등)로 분주하게 보냈다. 그리고 이날 상수도사업본부는 시청 기자실에서 친환경적 배수지건설에 대한 기자설명회를 개최하고... 주민 기만을 언제나 그만 두려나.... 오후 6시에 자치연대 사무실에서 상수도사업본부와 면담. 아직도 주민들이 내는 목소리가 무언지, 그리고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공사강행의 속내만 드러내고... 아마도 성미산 지킴이와 주민들의 불호령을 조금 더 들으면 정신차리려나? 이날 면담에서 성미산의 배수지 계획 재검토를 통한 합리적 해결방안 마련을 위한 협의기구를 만들 것을 협의했고, 문서로 우리의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보내기로 함. 철야농성은 갈수록 지원자들로 넘쳐나고 있다.



10일째. 2월 8일(토요일)
새벽부터 바람이 불고 비가 오려고 하고... 오늘 성미산 정상을 붉게 밝히려는 우리를 시샘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의 의지는 막지 못하리라. 오전부터 내린 비에 성미산은 더욱 선명해지고 전기톱에 쓰러진 나무들은 생명의 목소리를 성미산에 울려보내는 것 같다. 새벽부터 촬영나온 MBC 화제집중팀은 성미산 지킴이의 모든 것을 담아 내고 있다. 오후부터 비는 멈추고 우리 아빠들 서서히 산으로 모여들면서 성미산은 활기를 되찾아가고... 성미산 지킴이 아빠들의 의지는 오늘 거대한 비닐하우스 재료를 사오면서 새삼 확인되었다. 1년은 산에서 농성을 계속해도 될 것 같다. 성미산 개발저지를 위한 주민촛불집회를 위한 공연팀들도 산을 올라오고, 지킴이들은 비닐하우스 공사와 무대설치를 시작하면서 성미산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비가 오고 날씨도 추웠지만 집회를 위해 애들 손을 붙잡고 올라온 엄마 아빠들, 그리고 성미산에 대한 애정으로 올라오신 어른신들.... 한겨레신문도 취재나오고... 이제 정상부는 벌목 이후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풍물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하자센터, 아줌마 노래패의 문화공연, 아이들과 어른신들의 성미산을 지키기 위한 목소리들... 그리고 벌목된 산능선을 가득 메운 300개의 촛불들, 너무도 아름답고 감동적인 불빛이었다. "성미산아 꼭 지켜줄께"라는 우리의 약속에 성미산과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집회가 끝나고 민노당 사람들은 천막농성 최대의 노동 갈탄나르기에 참여하고... 오늘로 벌써 천막농성 십일째. 너무나 많은 일들을 해온 우리 성미산 지킴이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하지만 우리는 희망을 찾아서 계속 나아갈 것이다.

11일째. 2월 9일(일요일)
어제의 주민촛불집회로 인하여 성미산은 벌목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위로 받았을 것 같다. 단지 미안함에 대한 우리의 만족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성미산 정상에서의 집회는 역사상 처음 있는 산 정상 집회로 기록될 것 같다. 오늘 하루 성미산도 조용한 휴일을 보내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우리의 천막농성장은 휴일이 없다.
오늘도 MBC 화제집중의 취재는 남산배수지와 와우산으로 계속 이어졌다. 남산과 와우산은 만약에 성미산에 배수지 공사가 추진될 경우 죽어가는 성미산의 미래 그 자체일 것이다. 저녘 대책위원회 회의에서는 성미산을 지켜내기 위한 방안을 내오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의 지혜가 모아졌다. 일요일의 밤샘 농성단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12일째. 2월 10일(월요일)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철야조의 모습에서 상처를 치유받고 있는 성미산의 모습이 느껴진다. 벌목이 되어지만 성미산이 주는 신선한 공기는 여전하다. 농성장에 비닐하우스를 친 이후로 농성장은 이제 철옹성이 된 느낌이다. 오전에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저번 금요일 면담에서 협의한 '성미산 배수지의 타당성 재검토와 친환경적 해결방안' 마련을 위한 검토기구 구성과 공사중단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 어떤 답변을 공식적으로 보내올지 궁금해지는군.... 아마도 기만적으로 답변을 피할지도....
오후에도 주민들의 어른신들의 방문은 계속되고... 언론을 통해서 성미산 벌목을 접하고 찾아주신 수 많은 어른신들의 격력와지지.... 그리고 서울시청으로 몰려가자고 외치는 아주머니.... 모든 주민이 들고 일어나자고 외치는 아저씨.... 모두 새로운 성미산 지킴이로 태어난다. MBC 생방송 화제집중에서 성미산 투쟁의 모습이 방영되었다. 우리가 바라는 내용들이 잘 담겨졌고, 주민들도 방송을 보고서 격력와 지지를 보내왔다. 방송이 좋긴 좋구나.... 그리고 KBS 시청자칼럼에서도 취재나오고... 성미산을 지키는 과정에서 새로운 문화들이 만들어지고 그 힘이 성미산을 지켜내고... 그 속에서 '마포예술단'을 꾸리는 모임이 마련되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바라는 삶일 것이다. '조가방(중국집)'에서 사모님의 결재를 받고 후원금도 주시고... 오늘 밤 비가오고 날씨가 추워졌지만 철야조들은 걱정이 없다. 토요일에 친 비닐하우스의 위력 때문에.....

13일째. 2월 11일(화요일)
비온 뒤 성미산은 그 생명력을 더 발산해내고... 이제 성미산도 땅에 간직한 생명의 기운을 발산하면서 새로운 생명현상을 보여줄 것이다. 벌목된 곳에도 새싹이 나올 것이다. 우리의 싸움은 성미산이 제 모습을 되찾을 때까지 계속 될 것이고.... 오늘 한겨레신문에 성미산 투쟁과 배수지 문제에 대한 자세한 기사가 실렸다. 많이 홍보해야지...
어제부터 정책자료집 만들기도 계속되고... 천막농성에 홍보게시판도 설치하고... 오늘 들어 추워진 날씨가 1월 29일을 되새기게 만든다. 그 추운 날씨에 성미산의 나무들이 기습적으로 벌목당하던 모습이 생생이 전해온다. 산에 사람들도 조금 줄어들고.... 그래도 우리의 철야조들은 개혁국민정당 사람들의 결합으로 더 늘어났다. 여전히 밤은 외롭지 않고 갈수록 든든해 진다.

14일째. 2월 12일(수요일)
날씨는 더욱 추워지고... 그래도 오늘의 일출은 더욱 아름다웠다. 성미산이 새싹을 내보내기 전에 오는 마지막 추위로 보인다. 조만간 푸르른 성미산을 보게 될 것 같다. 오전에 마포케이블 TV에서 촬영을 나오고... 이제 마포지역의 현안이 되었다는 반증일 것이다.
오후 들어서 날씨는 더욱 추워졌다. 사진 전시회를 위한 작업을 어린이집 교사들이 예쁘게 만들어 주고... 천막농성 이후 성미산 대책위원회에 참여를 희망하는 사회단체들, 학부모 모임들, 전국의 공동육아들, 환경단체들이 들어오기로 했고.. 조만간 우리의 투쟁이 전국적으로 번져나갈 것이다. 저녘 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세상을 놀라게 할 이벤트도 기획하고... 아마도 핵폭탄급 충격일 것이다. 회의 중에 내리기 시작한 눈은 성미산을 하얗게 덮어내고... 눈이 내리자 또 다시 기습벌목의 충격이 되살아났다. 하지만 이제 우리의 대오는 성미산을 훼손하는 어떤 행위도 막아낼 준비가 되어 있으니 걱정이 없다. 오늘 밤도 철야조는 개혁국민정당의 희망자들로 정원을 초과해 버렸다. 아마도 몇은 산을 내려가야 할 것 같다. 얼마나 든든한 성미산 지킴이들인가!!!



15일째. 2월 13일(목요일)
이제 날씨는 봄으로 접어들어 가는 것 같다. 날씨가 포근해지자, 산에 오시는 분들의 모습도 넉넉해보이고... 나른한 봄날을 맞는 것처럼 성미산도 오늘은 차분하고 편안하게 보인다. 민주노동당 심재옥 시의원이 상수도사업본부를 오늘 방문하겠다고 해서 성미산 지키기 활동에 대해서 자세히 보고해드렸다. 아마도 시의회에서 적극적으로 우리의 투쟁을 홍보해 줄 것 같다.

오늘 상수도사업본부에 보낸 공문에 대한 회신이 왔다. 기대했던 것처럼 모든 것이 반대주민의 탓이란다. 그러니 예정공정대로 공사를 강행할 것이니, 대안은 우리보고 찾아보랜다. 그래 본떼를 보여주마!!! 부르르~~ 저녘 6시에 망원역에 모인 지킴이들 지역주민에게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많던 홍보물도 잠깐 만에 사라지고... 주민들의 관심도 사뭇 진지하다. 성미산 지킴이 집뜰이가 있었다. 이제는 집뜰이도 성미산 지키는 생활에 대한 자리로 변해가고.... 산에서의 밤은 오늘도 계속된다. 삶의 추억이 쌓여가는 천막농성장이여.....

16일째. 2월 14일(금요일)
이제는 봄이다. 날씨와 아이들의 모습에서 새로운 생명의 기운이 감돈다. 어제 상수도본부의 무성의한 공문에 회신을 보냈다. 우리가 전문가의 협조와 연구를 통하여 대안을 마련할테니 수용할 의사가 있는지, 그리고 공사를 중지할 의사가 있는지..... 나쁜 넘들 또 다시 기만적인 내용을 보내려나... 며칠 전부터 대책위를 전 사회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는데, 현재 50여개 단체(공동육아조합들, 학부모모임, 생협관련단체, 환경단체들...)가 참여의사를 보내오고 있다. 조만간 우리의 투쟁은 서울 전역에 몰아칠 것 같다. 이제 모두가 산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조만간 산에서 살겠다는 사람이 늘어갈 것 같아서 걱정이다. 그래도 오늘 하루 종일 내일 있을 대보름맞이 주민행사를 위해 분주히 움직인 하루였다.

17일째. 2월 15일(토요일)
오전부터 대보름맞이 행사로 모두가 분주히 움직인다. 소원지 쓰는 아이들, 음식을 준비하는 엄마들, 아빠들은 당연히 힘쓰는 일에..... 조용하던 성미산이 또 다시 사람들로 붐빈다. 성미산아 이제는 외롭지 않지... 우리가 있으니까. 온 동네가 신명난 풍물소리로 들썩인다. 고대, 간호전문대에서 온 2팀의 풍물패는 두갈래로 나뉘어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주민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고.... 그 힘든 성미산을 오르면서도 가락소리는 계속 이어지고.... 하나로 모인 풍물패는 주민행사를 위해 사전 길놀이를 하면서 산에 생기를 넣어준다.

행사와 시작된 풍물패의 멋들어진 사물놀이 공연..... 역시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뒤이어 성미산이 배출한 걸출한 스타 병란이의 하모니카는 성미산의 넋을 달래주고.... 집회를 넘어선 하나된 장이 된다. 산 아래에 설치한 스크린에서 그 간의 우리의 투쟁을 담은 영상물이 상영되고... 우리가 너무도 많은 일들을 해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이 전해주는 감동은 남다르다. 오늘 행사로 우리는 성미산 지키는 일을 주민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가고.... 비록 보름달은 보지 못했지만, 우리의 마음속에는 둥그런 달이 들어왔다. 오랜만에 먹는 막걸리와 뒷풀이는 성미산이 우리에게 전해준 삶의 자리였다.

18일째. 2월 16일(일요일)
어제의 행사로 나른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전열을 불태운다. 공사강행에 대비해 아빠들이 편안한 휴일을 포기하고 바리케이트 쳤다. 아까시나무는 무거웠지만, 모두가 열심히 나른다. 넘어지기도 하면서 두꺼운 팔뚝에 힘줄이 불거지고... 성미산이 키워낸 나무라 그런가보다.

오늘 오전에는 서부청년회 회원들이 지지방문을 와서 이번주부터 있을 지역주민 홍보전에 적극적으로 결합하기로 했고 같이 바리케이트 치는 작업도 함께 했다. 성미산을 지키기 위한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저녘 대책위회의에서 다음주 주민홍보와 시청앞 집회를 결의하고 이명박에게 본떼를 보여주기로 했다. 그리고 집회는 다양한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우리만의 집회를 하기로 하고... 우리는 그 간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투쟁속보를 만들기로 했다. 하루종일 계속된 해솔아빠의 작업으로 성미산 활동역사상 가장 훌륭한 홍보물이 나올 것 같다. 근데 오늘밤에 보름달이 떴다. 어제 숨었던 놈이 오늘에야 모습을 드러내다니... 밤 늦도록 지킴이들 시청집회 홍보물을 온 동네에 붙이고... 오늘도 성미산의 밤은 갈탄난로와 더불어 깊어간다.

19일째. 2월 17일(월요일)
언제나 든든한 우리의 천막농성단장 용빈아빠로부터 성미산의 아침은 지켜진다. 항상 철야조를 챙기고 그 바지런함에 성미산의 아침은 든든하다. 대책위원장 못지 않게 우리에게 천막농성을 굳건히 유지시켜 준다. 오전에 성산동 주민이 오셔서 두둑한 성금도 주시고... 오전 오후로 오는 어린이들의 모습에서, 아픈 몸을 치유하기 위해 매일같이 산에 오르는 주민들을 보면서 성미산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느낀다.

상수도본부는 상수도시설 주민견학을 오늘부터 성산동부터 추진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동별로 계속 한단다. 아직도 주민을 이간질하려는 기만술을 쓰다니... 통장과 반장, 관변단체를 동원해서... 정말로 언제나 인간이 되려나... 환경운동연합에서 지지방문을 오고... 집회허가는 시의회앞으로 나고... 보도자료도 만들고... 플랭카드도 만들고.... 오늘 하루 시청앞 집회준비와 퍼모먼스 계획으로 성미산의 하루는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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