룡천 아이들 돕기 모금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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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04-05-03 14:19 조회2,046회본문
지난 번에 제안드린대로 저희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에서는 룡천 아이들 돕기 모금을 시작합니다.
모아진 성금은 (사)남북어린이어깨동무로 전달되어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는데 사용됩니다.
(사)남북어린이어깨동무는 1996년 설립된 단체로서, 이번 룡천역 사고 이전부터 의약품 지원, 북녘 어린이 영양증진을 위한 사업 및 평화교육 문화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긴급하게 필요한 의약품 등이 전달된 상태여서, 이제 아이들 생존에 필요한 물품들을 전달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합니다.
아래 내용을 참조하시고, 룡천 아이들을 돕는 모금활동에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 부탁드립니다.
- * 모금기간 : 2004년 5월 3일-7월 31일
* 모금계좌 : 국민은행 411401-01-132907 (예금주 :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보내실 때는 어린이집/방과후 이름으로 보내주세요.
<룡천 어린이 피해상황>
1.어린이 피해상황(UN중심 국제구호기구 단체 조사단 조사, 2004년 4월 27일 기준)
- 룡천소학교 전체 400여명 중 3/4이 사상자
- 룡천소학교 어린이 76명 사망(총 사망자 161명)
- 부상자 1300여명 중 200명 이상의 어린이가 중태
- 신의주 병원 입원환자 372명 중 2/3가 어린이
- 이재민 8000여명(용천군 중심지역의 약 40%)
- 이후 어린이들에게 안구질환, 호흡기 질환, 감염 발생 예상
2. 어린이 관련 시설 파손
- 룡천소학교 3층 건물, 20여개 교실, 학생수 400여명 완파
- 직업학교 1개소 완파,
- 공공건물12동 완파, 공공건물 10동 부분적 파손 그 외 상업건물 10여채 파손
- 주택 8천100여 세대 파손(완전파괴 1천850여 세대, 부분 파괴 6천250여 세대)
<구호물품>
* 영아 대상 : 기저귀, 분유, 내복, 의복, 담요, 양말 등
* 유아 대상 : 영양식, 내복, 의복, 담요, 양말 등
* 소학교 어린이 대상 : 영양식, 내복, 의복, 담요, 양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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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섬진강 시인 김용택 선생님이 쓰신 시입니다.
룡천 소학교 아이들아
김용택('룡천 복구와 긴급구호를 위한 문화예술인 모임' 선정 시인)
아이들아
룡천 소학교 아이들아
내 피 내 뼈 내 살을 나누어 가진
내 아이들아!
나는 남쪽 지방 섬진강 강가 초등학교에서
2학년 여덟 명을 가르치는 선생이란다
푸르러지는 나뭇잎 사이로 아이들이 강을 건너
집으로 간다
어머니가 기다리는 마을로 간다
가방을 메고 집으로 가는 아이들을 보며
나는 지금 울부짖는 너희들의 신음 소리에 가슴이 찢어진다
학교에서 우리 반 아이들과 같이 밥을 먹을 때도
책을 읽고 있는 현수, 은희, 한빈이를 보다가도
운동장을 걷다가도
고통으로 울부짖는 너희들의 얼굴들이 떠올라
얼굴을 감싸며 나는 주저앉는다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할까
지금 내 아이들이 고통으로 울부짖고 죽어가고 있는데,
아,아, 나는 발만 동동 구른다.
이 노릇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지금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지금 내 아이들이 고통으로 울부짖고 있는데,
나는 발을 동동 구른다
달려가고 싶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너희들에게 달려가고 싶다
룡천의 아이들아!
언 땅을 뚫고 돋아나는 새 풀잎 같은 이 땅의 아이들아!
학교를 잃어버린 아이들아
동무들을 잃어버린 아이들아
돌아갈 집과 부모 형제들을 잃어버린 아이들아
뜨거운 불길에 데인 얼굴들,
아! 아!
이 느닷없는 죽음, 고통, 슬픔, 추위, 배고픔, 이 공포를
어찌할까나
내가, 내가 지금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이냐
내 살점 같은 룡천 소학교 아이들아
푸르러 지는 저 산에 대고 목이 터져라 외친다
죽지 마라
울지 마라
주저앉지 마라
절망하지 마라
너희들은 내 가슴에 새로 피는 새 잎이다
허물어진, 흙더미에 눌려 죽은 아이야
선생님께 인사하며 돌아서다가 죽은 아이야
동무 손을 잡고 교문을 나서다가 죽은 아이야
어머니가 보고 싶어 집으로 달려가다 죽은 아이야
국어 책을 펴다가
노래를 부르다가
날아가는 새를 보다가 죽은 아이야
너희들의 죽음이 결코 헛되게 하지 않으리라
꽃 같은 너희들의 죽음이
마침내 우리의 마음 문을 활짝 열게 하여
서로 손잡게 하리라
막힌 벽을 무너뜨리리라
우리의 희망이 되어 삼천리 방방곡곡에 꽃을 피우리라
미어지는 이 가슴,
아픈 이 가슴을 쥐어뜯으며
나는 두 주먹을 불끈 쥔다
너희들은 나의 희망이다
너희들은 나의 희망이다
한반도를 하나로 이을 너희들은 우리의 희망이다
룡천의 아이들아
이 땅의 아이들아
내게 꿈이 하나 있단다
남쪽의 아이들 손을 잡고
북쪽의 너희들을 만나러 가는 꿈
그리하여 너희들을 한 운동장에 풀어놓고
뛰노는 일
운동장이 꺼져라
하늘이 무너져라 고함을 지르며
운동장을 뛰어 노는 일
그 눈부신 꿈, 그 꿈 같은 내 꿈이 이루어지면
나도 너희들과 함께 훌훌 뛰며 기뻐 울 것이다
그 꿈이 반듯이 이루어지리라
너희들의 그 고통으로
너희들의 그 죽음으로
우리들의 가슴 깊이 패인 아픔과 슬픔의 구덩이에 고이는 이 눈물이
흘러 넘쳐
희망의 강물이 되어 한반도를 적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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