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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8 뉴스엔] 주민들이 기획하고 운영하며, 자유롭게 즐기는 서초단오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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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02-04 17:33 조회8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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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링크 : http://www.seouland.com/arti/society/society_general/5971.html

20년 역사의 공동육아어린이집 

2013년 활동범위를 마을로 넓혀

SH서초네이처힐과 주택단지 포함해

네트워크 단체 만든 뒤 축제 기획

 

2016년 제1회 서초단오마당 개최

‘엄마들이 프로그램 진행’하는 작은 축제

참가팀·내용·비용 모두 민주적 결정


“자발적 주민 소통으로 정 나누는 마당”

지난 22일 오전 양재시민의숲에서 마을주민네트워크 ‘모두의 거실’ 운영진이 ‘서초단오마당’이 열리는 장소를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지혜, 김정희, 남영주, 김혜원, 박현주씨. 전유안 객원기자 fingerwhale@gmail.com

“올해도 ‘서초단오마당’이 열렸네. 자, 우리 모두 신명나게 놀아보세~.”

“덩덩… 쿵덕, 얼씨구 좋다, 놀아보자!”

2016년 첫 번째 ‘서초단오마당’에서부터 올해도 어김없이 함께하는 사물놀이의 장구, 꽹과리, 징 소리는 숲에 오신 시민들에게 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함께하자고 부른다. 언제 들어도 참 흥겹고 신명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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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크는 공동육아 사회적 협동조합

우면산과 양재천이 있는 우면동은 서울에서 자연과 더불어 일상을 누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이다. 양재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지나면 서울인지 경기도 외곽인지 모를, 공기도 맑고 조용한 동네가 나온다. 그곳이 바로 마을공동체가 살아 있는 곳인 ‘우면동’, 행정구역상 양재1동이다. 이곳에 바로 강남·서초권의 유일한 공동육아 사회적 협동조합인 20년 역사를 가진 ‘함께 크는 어린이집’이 있다.

우리 아이들이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내가 사는 마을, 지역의 아이들이 함께 건강하게 성장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대되면서 어린이집에서 조합원으로 활동했던 부모들이 2013년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고 우리가 생활하는 곳에서 일상의 행복을 느끼며 살아보고자 마을로 나와 활동하기 시작했다. 빌라촌, 주택 지역 등과 더불어 임대아파트와 분양아파트가 섞여 있는 SH 서초네이처힐 등 다양한 아파트 단지도 함께 활동 지역으로 삼았다.

공동육아 협동조합의 장점인 산 나들이를 동네 나들이로 바꿔 동네 탐방을 했다. 만 2살부터 만 4살 동네 아이들을 모아 우면산, 문화예술공원, 양재시민의숲 등 산으로 들로 나들이를 다녔다. 나들이를 통해 아이들은 동네 또래 친구들을 만나고 엄마들은 동네에서 육아 공감대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웃을 만나게 되었다.

한 걸음 더 나가 2014년에 동네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인 ‘함께사랑채’를 만들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나눔장터, 방과후 초등 돌봄 ‘다락방’ 운영, 다양한 동아리 활동(우쿨렐레 연주, 바느질하기, 독서, 천연화장품 만들기, 수채화 그리기 등)을 했다.

서초 마을국제컨퍼런스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던 중 2015년 서울시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제1회 마을국제컨퍼런스’를 주최하는 단체를 찾는다는 공고를 보고 ‘함께사랑채’ 단체가 지원하게 됐고 서초구를 대표해 선정됐다.

컨퍼런스를 계기로 함께할 다른 단체들을 찾게 됐고 많은 단체를 알게 됐다. 가배울, 너나울 도서관, 네이처힐 3단지와 5단지 도서관, 마녀손맛, 미디어 돌아봄, 밸류가든, 별다방미스터, 함께사랑채 등의 단체들이 서초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여러 단체의 적극적인 협업으로 ‘제1회 마을국제컨퍼런스_서초구’를 잘해낼 수 있었다. 처음 시도했지만 ‘함께사랑채’ 혼자만이 아닌 여러 단체가 함께해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함께했던 단체들이 컨퍼런스 이후에도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이뤘으면 하는 마음들이 모여 2015년 말 ‘모두의 거실’을 만들게 됐다. 시작은 6개 단체로 구성돼 초기 작업을 했고 여러 준비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확장하여 2016년 3월 드디어 공개적인 첫 모임을 열었다. 이후 2019년 지금까지 지속해서 네트워크 모임을 해오고 있다. 각자 점으로 활동했던 지역 단체들이 네트워크 모임을 통해서 선으로 연결돼 서초 전체 지역으로 뻗어 나갔다.

공동육아 협동조합 어린이집끼리 모여 과천에서 매년 단오 행사를 했는데 우리 지역에도 단오가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리고 마을에서 활동하는 단체 구성원들에게 단오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우리 지역 축제로 진행해볼 것을 제안했다.

드디어 2016년 ‘서초단오마당’을 하게 됐다. 모두의 거실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확장하여 지역에서 활동하는 다른 단체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 열어두었다. ‘서초단오마당’ 첫해에 참가한 단체는 총 12개 팀이었다.

‘서초단오마당’은 어떻게 축제를 구성할 것이며 어떤 팀이 무엇을 담당할 것인지 발생하는 비용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등 민주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통해 기획하고 진행했다.

‘서초단오마당’은 크게 공연과 체험으로 이뤄졌다. 창포 머리 감기, 수리취떡 및 전통차 체험, 전래놀이, 장명루(오색 팔찌) 만들기, 단오선(단오 부채) 그리기, 단오 부적 찍기 등을 진행했다. 단체별 역할을 나누고 진행에 필요한 비용 역시 단체에서 준비했다.

드디어 2016년 6월11일 첫 ‘서초단오마당’이 열렸다. 흥겨운 전통연희단 ‘끼’의 사물놀이를 시작으로 양재시민의숲이 활짝 열렸고 양재시민의숲에 놀러 온 가족, 연인, 개인 등이 참여해 단오의 의미를 되살리고 주민들 간의 공동체 의식도 고취되는 시간이었다. 다른 동네 축제와 다른 것은 다른 지역은 축제에 주로 활동가들이 주도하고 업체들이 나와 행사용품을 설치하는 데 비해 ‘서초단오마당’은 500만원 정도 예산의 작은 축제이기 때문에 아기 엄마가 아기를 업고 나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아빠들이 테이블을 설치하고 물품을 나르는 등 진짜 주민들이 준비하고 진행한 축제라는 점이다. 옆에선 가족들이 나와서 돗자리를 펴놓고 온종일 함께 활동하다 놀다 쉬어 간다.

2019년 ‘서초단오마당'은 4년을 맞이했다. 4년 동안 꾸준히 함께해온 단체도 있고 올해 처음 함께하는 단체도 있다. 매년 함께할 단체들을 찾고 동참한 단체들은 지역 축제의 의의를 함께 나누며 어떻게 진행할지 논의한다. 해마다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단계이지만 매번 새롭고 기대되면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은 바로 ‘서초단오마당’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서초단오마당'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축제를 열어 정을 나누는 마당”이다.

요즈음 곳곳에서 지역 축제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작은 단위의 마을 축제부터 큰 단위의 페스티벌까지 매달 여러 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만날 수 있다. 다른 여타 축제와 ‘서초단오마당'이 확연하게 다른 것은 바로 ‘주민 주도형 축제’라는 점이다. 관이든 단체든 짜인 기획에 주민들이 참여하는 것이 아닌, 주민들이 기획하고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며 주민들이 자유롭게 즐기는 축제라는 것이다. 누가 시켜서도 누구 눈치 보면서 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재미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 하는 것이다.

 

 

“참가자 자발성 존중하니 ‘재밌다더라’ 소문이 절로 나”

인터뷰 | ‘모두의 거실’ 운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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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강요하지 않아요. 서초단오마당 자랑은 ‘자발성’이거든요. 마을 공동체에 관심 있고 내공 있는 활동가들이 모여 우리 민속문화로 축제를 꾸리고 즐겨요. 부모 손잡고 놀러왔던 초등학생이 몇 년 후 축제 봉사자로 참여해 저보다 어린 아이들을 이끌고요. 아이들 사이에선 ‘거기 가면 재밌다더라’ 소문이 났어요.”

22일 오전 양재시민의숲에서 만난 남영주(45·함께사랑채)씨가 말했다. 매해 6월(음력 5월5일)이면 서초단오마당이 열리는 장소다. 숲으로 속속 모인 축제운영진 가운데 5명은 서초구 중심으로 활동하는 주민마을네트워크 ‘모두의 거실’ 회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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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서초단오마당 축제 현장. 모두의 거실 제공

서초단오마당은 단오의 세시풍속을 배우고 체험하며 이웃 간 공동체 문화를 다지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회원들마다 ‘전문 분야’가 따로 있다. 남씨와 김혜원(40·별다방미스타)씨는 축제 전반적인 운영을 맡아 통솔한다. 박현주(42·꿈 찾는 작은 도서관)씨는 축제에서 책 읽는 환경을 조성하고, 김정희(61·가배울 상임이사)씨는 수리취떡 등 우리 땅에서 난 음식을 맛보인다. 박지혜(33·SH 리본휴 리본둥이들)씨는 ‘단오선 그리기’ ‘창포물로 머리 감기’ 등 민속놀이를 담당한다. “각자 가진 장점을 살린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지역사회와 통했다. 2016년 12개 팀이 참가해 소박하게 시작한 축제는 축제 4년차인 올해 40여 명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이 몰린 동네 문화로 자리 잡은 단계다.

이들은 “공동육아, 공부방 활동, 우리 먹거리 등 지역 활동을 꾸준히 해온 이들이 함께하는 힘”을 서초단오마당의 단단한 바탕으로 꼽으며 서로를 챙겼다. 강남·서초권 유일한 공동육아 사회적 협동조합인 ‘함께 크는 어린이집’에서 8년 동안 조합원으로 활동했던 남씨가 이들을 만난 건 2015년 서울시마을종합지원센터가 마련한 ‘제1회 마을국제컨퍼런스’를 준비하면서다. “지역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육아 문제를 해결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독일의 ‘마더센터’를 눈여겨보며” 비슷한 모델의 마을공동체 운영을 논의하는 중 이들과 만나 컨퍼런스를 무사히 치렀고 헤어짐이 아쉬웠다고 한다.

“무엇보다 애들 키우는 엄마들이잖아요. 아이들이 마을에서 뛰어노는 문화가 점점 없어지는 게 아쉬운 마당에 ‘단오’라는 전통 명절을 살려 동네 공동체를 가꾼다는 점에 공감했죠.” 김혜원씨가 말했다. 공연 무대가 없어 시무룩했던 서일중학교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데뷔 무대를 열고, 서초우면복지관 하모니카팀이 연주 무대를 마련하는 등 세대 통합의 자리를 만든 것도 서초단오마당이 지역사회에 부른 변화다. “이 때문에 축제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기존 행정에서 주관하는 축제의 동원식, 보이기식 프로그램을 피하고 있어요.” 모두가 입을 모았다.

“상금을 받으면 내년도 축제 콘텐츠 다양화에 쓰려고요. 그동안 책상, 수건, 바가지, 그릇과 컵 등 십시일반 우리 가정에서 물품을 조달하느라 애를 먹었는데 (웃음) 창포꽃과 앞치마 마련 등 더 즐거운 판을 꾸리기 위해 행복한 구상을 해보렵니다.” 남씨가 말했다.

전유안 객원기자 fingerwhale@gmail.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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